한국일보

트럼프 “낙태 강력 반대”…’3대예외’ 제시, 앨라배마법엔 선긋기

2019-05-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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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모 건강상 위험’에 더해 ‘성폭행·근친상간’은 예외로 주장

▶ 언론 “앨라배마법 반대한 것”…’낙태 반대’ 원칙론 강조하며 공화당 단결 주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낙태 반대론자임을 분명히 하면서도 3대 예외 조건을 제시했다.

앨라배마주에서 성폭행 피해로 인한 낙태까지 금지하는 법이 마련돼 미국 사회에 낙태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지만,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말하자면 나는 강력하게 낙태를 반대한다"면서도 "성폭행과 근친상간, 산모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경우 등 3가지는 예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취했던 것과 같은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앨라배마주에서 최근 마련된 '낙태 전면금지법'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내용 면에서 반대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ABC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침묵을 깨고 앨라배마주에서 통과된 법을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주 주지사가 지난 15일 서명한 낙태금지법안은 임신 중인 여성의 건강이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됐을 때를 빼고는 낙태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폭행 피해로 임신하게 된 경우나 근친상간으로 아이를 갖게 된 경우 등에 대한 예외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의 일부 주에서 도입하고 있는 낙태금지법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1973년 여성의 낙태 선택권을 인정한 연방대법원의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을 뒤엎는 것이어서 전국적 찬반논쟁으로 퍼지면서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트윗에서 '낙태 반대'라는 기본 원칙은 분명히 하면서 이 이슈에 대한 공화당 진영의 단결을 촉구했다. 이를 통해 전선을 형성, 2020년 대선 국면에서 지지층 결속을 도모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이 취임한 이후 "지난 2년간 105명의 멋진 연방 판사들(많은 이들이 더 들어오게 될 것)과 2명의 위대한 대법관, '멕시코시티 정책', 그리고 낙태 반대에 대한 완전히 새롭고 긍정적인 태도들 등으로 인해 멀리 올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멕시코시티 정책'은 낙태 지원 국제단체의 자금 지원을 제한하는 내용의 정책으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인 1984년 처음 도입된 뒤 폐지와 재도입을 반복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국제 인구 콘퍼런스에서 도입을 주장하면서 붙여진 이름으로, '국제 금지 규정'(global gag rule)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린다.

이 정책은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과 동시에 폐지됐으나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틀 만에 행정명령을 통해 다시 살아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기 낙태(그리고 그보다 더 안 좋은 것들)를 지지하는 극좌파들은 이 이슈에 대해 내부에서 파열하고 있다"며 "우리는 함께 뭉쳐서 2020년 생명을 위해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어리석게 행동하거나 하나로 통합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생명을 위해 힘겹게 싸워 얻어낸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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