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VA 마켓 과열양상, 아마존 이슈 몰이 위험수준”

2019-05-16 (목) 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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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동치는 북버지니아 부동산 시장 동향과 전망… 전문가 좌담회

“북VA 마켓 과열양상, 아마존 이슈 몰이 위험수준”

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비키 리 앰 플러스 부동산 대표, 앤디 안 리얼티 원 부동산 에이전트, 줄리엣 리 자이언트 부동산 에이전트, 여유기 S&S 부동산 에이전트.

북 버지니아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내셔널랜딩이 아마존 제2본사지로 결정된 이후 인근 집값들은 매월 상승해 지난달 거래 중간가(Median Sales Price)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본보 15일자 A1면 보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에 셀러들이 리스팅을 미루면서 바이어들은 웃돈까지 얹어 주고서라도, 심지어는 인스펙션과 같은 주요 절차도 없는 위험한 거래에 뛰어들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달 4일 현 북VA 부동산 시장을 두고 바이어와 투자자, 셀러 모두 이상 기대심리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본보는 9일 좌담회를 열고 현장에서 발로 뛰는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진단하는 현 시장상황, 한인 셀러와 바이어들에 필요한 조언을 함께 들어보았다. 좌담회에는 앤디 안 리얼티 원 부동산 에이전트, 비키 리 앰플러스 부동산 대표, 여유기 S&S 부동산 에이전트, 줄리엣 리 자이언트 부동산 에이전트가 함께 했다.


-2만불 웃돈에 오히려 거래는 줄었다


▲ 비키 리= 북 버지니아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라는데 실제 주택거래 실적은 감소했다. 에이전트들도 마땅히 소개할 집이 없다. 바이어들은 아마존이 들어온다며 지난해 10월부터 주택 구입을 준비해왔지만 정작 오퍼(Offer to Purchase)를 넣을 수 없다.

특히 페어팩스 지역은 가뭄에 콩 나듯 주택 매물이 올라오면 오퍼 조건으로 홈 인스펙션, 어프레이절 컨틴전시(부동산 감정가) 조항을 제하고, 현금으로 산다고 해도 엄두가 안 난다. 오퍼경쟁이 하도 치열하다 보니 에이전트들도 실적이 없다. 일례로 매매가 60만 달러 주택이 시장에 나왔는데 16개 이상 오퍼가 들어왔다. 2만 달러 웃돈을 주고 거래한 케이스가 있다.
현재 이런 현상은 페어팩스 카운티를 넘어 버지니아 게인스빌 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

워싱턴 주 시애틀의 경우 아마존 본사 입성으로 집값이 69%나 치솟았다는 보고서를 봤다. 북 VA에도 연봉이 높은 아마존 직원들이 주택 구입에 나서기 시작한다면 서민층들의 주택구입은 더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 향후 5년 안에 북VA 지역 주택 가격이 50% 상승한다고 내다본다.
그렇기 때문에 현 시점이 첫 주택구입자들과 투자자들에게는 최적기인 셈이다.

▲줄리엣 리= 매물 전부가 그렇지는 않다. 페어팩스를 기준으로 55만 달러 이하 싱글 홈과 타운하우스들에서 오퍼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오히려 60-70만 달러 이상 주택들은 평년 수준을 보인다.

센터빌 지역도 매물로 나온 주택들이 언더 컨트렉트 상태이지만 정작 세틀먼트(일명 Closing)을 못하고 있다. 집값이 너무 올라 어프레이절이 안나오다 보니 이를 기다리며 세틀먼 날짜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 아마존 몰이 위험수위, 마켓 흔들어

▲여유기= 많은 언론, 북VA 부동산 업계가 아마존 2본사 이슈를 공격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아마존 이슈는 이미 부동산 시장에 필요 이상 기대심리를 부추겼다. ‘이때 아니면 안된다는’ 심리로 바이어들은 동요하고 있다. 셀러들도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에이전트로서 부동산 시장에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럽다 ‘이것은 아닌데’라는 생각까지 갖게 한다. 현 시장상황을 보면서 주택거래 붐을 이룬 지난 2005년부터 2007년, 그리고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떠오른다.
시장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말 필요한 보금자리를 찾으시는 고객들이 피해를 볼까봐 항상 염려가 된다. 진짜 수익을 볼 수 있는 부동산 투자 거래들은 아마존 후보지 발표 이후 3개월 안에 끝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앤디 안= 메릴랜드 부동산 시장은 아마존 이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다. 한인들이 몽고메리나 하워드 카운티에 많이 거주하시기 때문에 아마존 접근성을 놓고도 버지니아와 시장의 온도차가 존재한다.

메릴랜드 거주민이자, 에이전트로서 북VA 시장을 바라보면 마치 전쟁이 난 것처럼 보인다. 연일 언론과 각종 부동산 세미나에서 터져 나오는 ‘셀러마켓’이란 단어에 MD 일부 셀러들도 아마존 때문에 ‘우리 집도 가격이 오르는 거 아니냐’는 비현실적인 기대심리와 용기를 갖는 분들도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란 단어가 강조되다 보니 바이어, 셀러들이 집을 너무 ‘물건’처럼 바라보고 가격상승을 기대하는 경향을 보이시기도 한다. 에이전트로서 일반적으로 바이어에 렌트비 지출 보다는 주택 구매로 홈 모기지를 통해 에쿼티를 쌓아 가시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정도는 제안한다. 그러나 그 이상 집을 3-4채씩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거나,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 것은 할 수 없다.

바이어와 셀러 모두가 주택을 놓고 정말 필요한 ‘내 보금자리’란 애착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야 투자를 부추기는 시장 분위기에서도 바른 인식으로 10년 전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줄리엣 리= 아마존 2본사 결정으로 집값보다는 오히려 렌트비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장 때문에 타 주에서 가족단위로 오시는 고객들을 많이 도와드리는데 반드시 학군 좋은 곳을 찾는다. 내셔널 랜딩 인근 학군이 좋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페어팩스 카운티가 대상이 된다. 학군 좋은 지역은 대부분 싱글홈이 50만 달러가 넘지만, 그나마 가용 주택들도 오래된 연식이 많아 렌트로 전향하는 케이스가 많다.

-주택 바이어, 셀러 준비전략은

▲앤디 안= 부동산 에인전트는 웨딩 플래너(Wedding Planner) 같다. 단순히 두 남녀를 주선하는 마담뚜 같은 역할이 아니다. 인륜지 대사를 치르는 남녀가 손을 맞잡고 결혼 행진곡을 울리는 최고의 순간까지 프로젝트 총 책임자다.
소중한 우리 집 첫 보금자리, 또 더 좋은 안식처를 위해 주택을 찾는 바이어와 셀러가 세틀먼을 갖는 그 순간까지도 부동산인은 같은 역할을 한다.

좋은 집을 찾기 위해서는 그 동네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갖춘 로컬 에이전트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 부동산 에이전트가 단순한 거래성사자란 인식을 버려야한다. 고객 분들이 전화보다는 직접 몇몇 부동산 에이전트를 만나 인터뷰 해보고, 신뢰감 있는 분들을 선택하시는 수고를 거쳐야 한다.

▲줄리엣 리= 셀러들이 부동산 에이전트의 소견을 잘 받아들였으면 한다. 일부 한인 셀러들은 집을 팔기위해 지저분한 물건을 치우고, 부분적 수리가 필요하다는 부동산인들의 소견을 잘 따르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 동네에서 최고 비싼 가격으로 집을 팔아달라고 요청한다.

성공적인 거래를 위해 정말 믿고 맡긴 부동산 에이전트의 충고와 제안은 항상 손해 볼 것이 없다. 그만큼 많은 케이스들을 통해 거래를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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