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굿 닥터’ 제작자, 동양인 수퍼히어로 변신

2019-04-08 (월) 12:00:0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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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웃 배우 대니얼 대 김씨‘헬보이’주연급 조연 활약

조연이라고 하기에는 관심이 지나치게 뜨겁다. TV시리즈 ‘로스트’와 ‘하와이 파이브 오’의 섹시가이 대니얼 대 김(51·한국명 김대현)씨가 이번 주말 개봉하는 닐 마샬 감독의 판타지 액션 영화 ‘헬보이’(Hellboy)에서 벤 다이미오로 등장한다.

억류된 수녀들을 구출하기 위해 정예부대원들과 볼리비아 정글에 투입된 미군이 벤 다이미오이다. 초자연적 존재들과 맞서 싸우다가 한쪽 귀와 뺨이 물어 뜯겨 전사자로 처리됐지만 다시 깨어나면서 극한 상황에서 괴물 재규어로 변신하는 캐릭터다.

초자연 현상연구 방위국(B.P.R.D)의 임무를 맡아 영국의 한 비밀단체 괴수 사냥을 지원 나간 헬보이(데이빗 하버)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등장하는 벤 다이미오는 원래 영화 ‘데드풀’의 에드 스크레인이 캐스팅되어 있었다. 그러나 벤자민 다이미오라는 일본인 캐릭터를 백인이 연기한다는 원작 코믹스 팬들의 항의로 에드 스크레인이 자진 하차했다.


그렇게 대니얼 대 김씨가 캐스팅되었는데 당시 그는 ‘하와이 파이브 오’에서 인종차별적 출연료를 이슈화시키며 시리즈에서 하차한 상태였다. 이후 대니얼 대 김씨는 한국 드라마 ‘굿 닥터’의 리메이크 ABC시리즈 제작자로 변신해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대니얼 대 김씨는 괴물로 변하는 흉터 투성이의 다이미오 역할 제의를 받고 2가지 이유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할리웃 수퍼 히어로 영화에서 극히 드문 아시안 아메리칸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자부심, 그리고 외모로 인한 분노에서 느껴진 동류의식이었다. 김씨는 “어렸을 때 엘비스 프레슬리로 분장하고 핼로윈 행사에 갔는데 ‘넌 결코 엘비스가 될 수 없다’는 비아냥을 받았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수퍼히어로를 사랑했지만 수퍼히어로의 꿈을 꾸지 못했다. 생김새가 내 자신과 달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다. ‘헬보이’의 벤 다이미오 역할이 그에게 동양인 ‘수퍼히어로’로 만들어주었다. 제작자로만 참여했던 ABC 시리즈 ‘굿 닥터’도 시즌 2부터 ‘잭슨 한’이라는 외과과장 역할을 맡아 제작자겸 배우로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아시안 아메리칸 로맨틱 코미디 ‘올웨이즈 비 마이 메이비’에도 등장한다.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하버포드 칼리지를 졸업하고 뉴욕대학원에서 연기 전공으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27년째 연기를 해오고 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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