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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증거 불충분? 트럼프 ‘사법방해 의혹’불씨 남겨

2019-03-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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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단 유보 놓고 법무부·백악관“무죄”, 민주“무죄 결론 아니다”

▶ WP, 특검보고서에“뮬러 믿은 민주, 정치적 셈법 뒤죽박죽돼”

지난 22개월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해 온 로버트 뮬러 특검이 ‘결정적 한 방’을 내놓지 못함에 따라 의회에서의 치열한 정치 공방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법방해 의혹의 경우 명확한 결론 없이 판단을 보류함으로써 정치적 분쟁의 불씨를 남긴 것은 물론 의회 자체 조사로 이어질 개연성도 열어뒀다는 평가다.

■트럼프 사실상 ‘면죄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결과로 그동안 집권 초기부터 줄곧 자신을 괴롭혔던 ‘정치적 족쇄’에서 일단 벗어나게 됐다.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생명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는 갈림길에 섰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일단은 ‘면죄부’를 받은 셈이 됐다. 취임 이후 가장 성가신 골칫거리였던 ‘러시아 스캔들’이라는 뇌관 제거로 인해 재선 가도에서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꼽혔던 탄핵론은 일단 수면 위로 가라앉게 됐다.


대형 악재 해소로 수세 국면에서 탈피,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임기 후반기의 국정운영 동력을 키울 수 있는 계기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어른거리던 탄핵론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며 2020년 대선을 향해 재집권 플랜 가동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24일 연방의회에 제출한 4쪽짜리 특검팀 수사 결과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뮬러 특검은 2016년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의혹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나 캠프 인사가 공모한 범죄 혐의를 찾지 못했다.

또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선 여러 증거가 수집됐다면서도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않고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을 유보했다. 공모 의혹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사실상 무혐의 취지의 결론을 도출한 것과 달리 사법방해 의혹은 아무런 사법적 평가를 하지 않은 것이다.

사법방해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 출범 전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이끌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고하면서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진실을 은폐하고자 외압을 행사하는 등 권한을 남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뒤따랐다.

문제는 의회에 제출된 보고서 요약본상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가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는 점이다. 다. 뮬러 특검이 대통령의 행동과 의도가 사법방해로 간주될 수 있는지에 관한 법과 사실의 “어려운 이슈”를 미해결로 남겨뒀다는 것이 바 장관의 설명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 민주

결과보고서 요약본 공개로 일부 베일을 벗게 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는 미국 정치권의 희비를 일순 바꿔놓았다.


지난 22개월의 수사 기간 뮬러 특검을 “악당”으로, 특검팀을 “성난 민주당원”으로 부르며 입만 열면 특검 수사를 비난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면죄부’를 받은 반면, 특검을 ‘엄호’하며 수사결과가 나오기만을 고대한 민주당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 됐다. 허탈한 기색도 역력했다.

이번 특검 결과를 전면에 내세워 차기 대선정국에서 ‘반 트럼프’ 전선 구축의 발판으로 삼으려던 민주당으로선 차질이 빚어지면서 대여 전략을 궤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결과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감미로운 순간’이 됐지만, 민주당에는 향후 정치적 셈법을 뒤죽박죽 엉클어뜨린 셈이 됐다”며 “민주당은 지난 2년 가까이 뮬러 특검 보고서를 간절히 기다렸지만, 이번 수사결과로 모든 것이 크게 달라졌다. 민주당은 이제 완전히 다른 정치적 현실을 마주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이번 특검 수사결과 발표로 대여 공세적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앞길이 순탄치 않아 보이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민주당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자신들이 다수인 하원을 주축으로 전면전을 벼르고 있다.

특히 특검팀이 ‘판단유보’를 한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이 “혐의를 규명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판단한 대목을 문제 삼아 바 장관을 증언대에 세우기로 하는 등 사법 방해 혐의의 불씨를 살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트럼프측 반격

로버트 뮬러 특검이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갬프측과 러시아의 공모 혐의를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이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오전 6시부터 트윗 3개를 연달아 올렸다.

2개는 “어떤 미국인도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는 러시아와의 협력에 공모하지 않은 것이니 미국에 좋은 날”이라는 폭스뉴스의 보도를 인용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속보:뮬러 보고서, 트럼프와 러시아 간 공모 못 찾아”라는 식으로 MSNBC방송을 인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의 거친 언사를 내려놓고 짐짓 언론 보도를 인용해 승리감을 내보이는 사이 참모진은 이른 아침부터 생방송 인터뷰에 연달아 출연하며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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