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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환경부 ‘블랙리스트’… 여권 살얼음판

2019-03-26 (화)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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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남북연락사무소 철수·복귀… 전 환경장관 영장 기각

▶ “김학의 ‘성 접대’ 관련 한국당 곽상도 의원 수사를” 반격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으로 수사를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한국시간 26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동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은 4·3 보선을 앞두고 두 갈래 전선에서 살얼음판을 가까스로 건넜다. 북한이 갑자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북측 인원들을 철수시켰다가 일부 복귀시키면서 남북 관계에 미묘한 긴장이 흐르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에 대해 공공기관 임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검찰에 의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26일 법원에서 기각돼 여권은 한숨을 돌렸다. 여권은 반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별장 성 접대 의혹’ 사건에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곽상도 의원 등을 겨냥해 공세를 펴고 있다.

우선 북측은 지난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상부의 지시’라는 입장만 전달한 채 일방적으로 철수했다.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데 이어 북한이 연락사무소 철수 조치까지 취하자 청와대는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었다.

북측의 철수 통보는 이날 새벽 미국 정부가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해운회사 2곳에 대해 제재하는 등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첫 대북 제재를 한 뒤 나온 것이다. 북측의 연락사무소 철수 결정 하루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재무부의 대북 추가 제재를 철회하라고 전격 지시한 것은 한국 정부에게는 한줄기 빛이었다.


이런 가운데 북측이 전격 철수시켰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북측 인원 일부가 25일 사무소로 복귀해 연락사무소를 통한 남북 간 연락 채널이 일단 회복됐다. 평소 남북 연락사무소에서 근무해온 10여명의 북측 인원 가운데 4∼5명 정도의 실무직원이 이날 연락사무소에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북연락사무소 기능이 어느 정도 복원됐지만 문재인정부 초반 적폐 청산과 함께 국정운영의 양대 축이었던 남북 관계에서 이전과 달리 뚜렷한 성적표를 내지 못하는 것은 여권에 부담이 되고 있다.

두 번째로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으로 검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은 25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이에 앞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김 전 장관이 환경부 산하 기관 임원 선발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 두 가지 혐의를 적용해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전임 정부에서 임명한 산하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제출받는 과정에서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김모씨가 반발하자 지난해 2월 김씨에 대한 ‘표적 감사’를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다. 또 언론사 출신 박모씨가 환경부 산하 기관이 출자한 회사 대표로 임명된 배경에도 김 전 장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그러나 김 전 환경부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26일 법원에 의해 기각됨으로써 몇 달 동안 진행돼온 검찰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동부지법 박정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객관적인 물증이 다수 확보돼 있고 피의자가 이미 퇴직함으로써 관련자들과 접촉하기 쉽지 않게 된 점에 비춰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반면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성 접대 의혹은 여권에게는 중요한 공격 소재이다. 6년 전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묻힌 김 전 차관 성 접대 의혹이 다시 떠오른 것은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진상 조사와 문재인 대통령의 철저 조사 지시에 따른 것이다. 게다가 김 전 차관이 지난 22일 심야에 태국으로 출국을 시도하다가 출국금지 조치에 의해 제지당하면서 조기 재수사의 불을 댕겼다. 김 전 차관은 2007~2008년쯤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강원도 원주 별장 등에서 성 접대를 받는 등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차관은 경찰과 검찰 수사 결과 2013년과 2015년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검찰 과거사위 진상조사단은 이 사건이 무혐의 처분된 과정에서 부당한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와 김 전 차관의 성 접대 의혹 등을 놓고 진상조사를 벌였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5일 ‘별장 성폭력·성 접대’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차관 사건의 재수사를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경찰이 최초 수사 과정에 개입한 의혹이 있는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 등 당시 박근혜정부 청와대 민정라인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권고했다. 다만 김 전 차관의 혐의와 관련해 ‘특수강간’ 의혹 부분은 우선 수사 권고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내가) 문 대통령 딸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고 표적 수사를 해선 안 된다”면서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었던) 민주당 조응천 의원도 경찰이 허위보고했다고 인터뷰까지 했는데, 저만 문제가 있다고 하면 이는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김 전 차관 사건 무혐의 처분과 관련,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흘리며 한국당을 겨냥하고 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떳떳하다면 스스로 수사를 자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제1야당을 탄압하는 망언과 음해가 도를 넘었다”며 “터무니없는 주장보다 민생을 살릴 정책부터 신경 써주길 조언한다”고 말했다.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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