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준 ‘비둘기 모드’에도…증시는 경기침체 우려에 ‘멈칫’

2019-03-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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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 등 주요국 4분기 GDP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모드'로 완전히 전환했지만 글로벌 증시는 경기 침체 우려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경우 연초부터 지난 21일까지 13.88%나 상승했다. 유럽, 홍콩, 상하이 증시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연준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올해 들어 잇따라 긴축 움직임을 멈춘 영향이 컸다. 지난해 4차례나 금리를 올렸던 연준은 1월 FOMC에서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했고, 시장 심리는 빠르게 개선됐다.


하지만 연준이 3월 FOMC에서 올해 금리 동결과 연내 양적 긴축 중단을 선언하는 등 더 강한 '비둘기 모드'로 전환했음에도 증시는 오히려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FOMC 다음 날인 21일에는 S&P500지수가 1.07% 상승했지만 22일에는 1.90%나 하락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경이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반영한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22일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게 증시 급락의 시발점이 됐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유로존의 3월 PMI 예비치도 51.3으로 예상치(51.8)를 밑돌았다. 미국의 3월 제조업 PMI 예비치도 12개월 만의 최저 수준인 52.5를 기록해 예상(53.5)에 못 미쳤다.

이에 따라 유로스톡스50지수(-1.83%)를 비롯해 영국 FTSE100 지수(-2.01%), 프랑스 CAC40지수(-2.02%), 독일 DAX30지수(-1.61%) 등 주요 유럽 지역 지수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국채 장단기 수익률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도 투자자들의 공포를 키웠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22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2.442%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물 국채 금리(2.455%)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통상적으로 장기물 금리는 불확실성을 반영해 단기 금리보다 높은게 정상이지만, 경기 하강 가능성이 높을 경우 투자자들이 안전한 수익을 보장하는 장기 국채를 매입하면서 금리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또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0% 밑으로 떨어진 것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WSJ는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의 2018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는 세계 경제가 일시적인 침체기에 있는지, 아니면 더 심각한 상황으로 가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 잠정치는 2.6%였다. 하지만 JP모건은 성장률 확정치가 1.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확정치가 잠정치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질 경우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의 둔화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수 있다.

크리스토퍼 스탠튼 선라이즈캐피털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WSJ에 "중앙은행이 경기 둔화 국면 속에서 충분히 경기를 띄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주택 판매, 기업 실적, 고용 지표 등은 여전히 양호한 상황이어서 하반기부터 경제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이클 켈리 파인브리지 인베스트먼츠 글로벌 멀티에셋 책임자는 "상반기에는 시장이 모멘텀을 잃을 것으로 보지만 하반기에는 경제 활동이 활기를 띄면서 시장의 추가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시장이 다시 약세를 보인다면 우리에게는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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