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실리콘밸리 특파원 출신의 정건수 반디북스 대표는 “서점을 운영하면서 독서 모임을 지원하고 책을 통한 문화 운동의 확산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강조했다.[남상욱 기자]
“서점 비즈니스의 영속성은 유한하겠지만 책은 영원할 겁니다.”
책의 영속성에 무한신뢰를 갖고 있는 정건수 반디북스 대표의 말에 책 사랑이 짙게 배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003년부터 ‘서점 비즈니스’를 한 지 16년 동안 줄곧 외길을 걸어 온 정 대표가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책 사랑에 있다.
서점 비즈니스를 하게 된 동기를 묻는 질문에 정 대표는 그저 웃었다. 그리고 우연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2000년 한국경제신문 실리콘밸리 주재 기자로 미국 땅을 밟았던 정 대표는 애초 계획과는 달리 ‘주저 앉아 버린’ 케이스다. 그리고 3년 뒤 대학동창들과 함께 설립한 것이 지금의 반디북스다.
당시 한인타운에는 일반서점 7곳에 기독교 전문서점이 4곳에 달할 만큼 ‘서점 전성시대’였다고 했다. 현재 일반 서점은 반디북스를 포함해 2곳, 기독교 전문서점이 2곳 중고서점이 1곳으로 반 이상이나 줄어 서점 비즈니스의 불황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결국 정 대표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서점 비즈니스를 지켜올 수 있는 힘은 기자로서 글을 다뤘던 경험에서 비롯된 책 사랑에서 나온 것이니 질긴 ‘글밥’ 인연인 셈이다.
16년 동안 한인타운이 바뀐 만큼 한인들의 독서 경향도 부침이 있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는 게 정 대표의 분석이다.
정 대표는 “16년동안 독자 트렌드는 소설책이 강세인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며 “초대형 히트 작들은 많이 줄었지만 한인들 사이에 소설책에 대한 인기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정 대표 자신도 한국 소설 장르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작가들의 기막힌 상상력과 함께 한국어 맛을 느끼는 재미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정 대표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책을 통한 문화 운동의 확산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2곳의 독서 모임을 지원하고 있는 정 대표는 더 많은 독서 모임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여기에 LA 한인 문인들과 한국 문인들의 교류도 확대해 사인회나 강연회 등을 자주 열고 싶다는 것이 정 대표의 의지다.
그 중심에 반디북스가 있다. 반디북스를 독서 모임과 문인 교류의 장인 일종의 ‘문화 해방구’로 만들어가는 것이 정 대표의 또 다른 16년의 사업목표이자 인생 목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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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