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ML 전설’ 이치로를 위한 도쿄 개막전

2019-03-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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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전 사상 역대 두 번째 최고령 타자로 1타수 무안타 1볼넷

▶ 시애틀, 오클랜드와 난타전 끝 9-7승

‘ML 전설’ 이치로를 위한 도쿄 개막전

이치로 스즈키가 4회말 교체되며 인사를 하고 있다. [AP]

이치로를 위한 개막전이었다.

이치로 스즈키(45·시애틀 매리너스)가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두 차례 타석에 서서 볼넷 한 개를 골랐다. 경기에 나선 시간도 짧았고 안타를 뽑지도 못했지만, 도쿄돔을 가득 메운 4만5,000여 팬들의 시선은 이치로에 집중됐다.

이치로는 20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즌 개막전에 9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그는 이날 만 45세 149일의 나이로 개막전에 나섰는데 이는 2004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개막전 선발 1루수로 나선 훌리오 프랑코(당시 만 45세 227일)에 이어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출전한 역대 두 번째 최고령 타자 기록이었다.


3회초 무사 2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이치로는 오클래드 선발 마이크 파이어스에 막혀 2루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어 4회초 무사 1루에서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서 좌완 불펜 리암 헨드릭스와 맞선 이치로는 볼카운트 3-1에서 공 4개를 잇달아 커트해낸 뒤 9구째 헨드릭스의 유인구를 참아내 1루로 걸어 나갔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볼넷을 얻은 건, 지난해 5월3일 오클랜드전 이후 321일 만이다.

그리고 4회말 공수교대 때, 시애틀 야수진은 3루 파울 라인 앞에 멈췄다. 이치로는 홀로 우익수 자리로 뛰어갔고 곧이어 교체 사인이 나왔다. 1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제이 브루스가 이치로 자리인 우익수로 이동하고 벤치에 있던 대니얼 보겔백이 1루수로 교체 출전했다. 이치로는 도쿄돔을 가득 메운 환호 속에 우익수 자리에서 3루 더그아웃까지 뛰어왔다.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과 시애틀 동료들은 이치로와 진하게 포옹했다. 더그아웃에 돌아온 이치로는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메이저리그에서 3,089안타를 친 전설적인 타자 이치로는 20·21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개막 2연전을 끝으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전망이다. 시애틀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특별한 개막전’을 위해 이치로를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등록했다. 일본에서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열린 건 2000년, 2004년, 2008년, 2012년 이후 5번째다.

한편 이치로의 소속팀 시애틀은 난타전 끝에 오클랜드를 9-7로 누르고 올해 정규시즌 첫 승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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