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DMV ‘리얼 혼란’ 예약 6개월까지 밀려

2019-03-19 (화) 석인희 기자
작게 크게

▶ 가주 2,700만 운전자중 고작 300만 새 ID 발급

▶ 시스템 구조적 문제

DMV ‘리얼 혼란’ 예약 6개월까지 밀려

캘리포니아 주 차량국(DMV)의 업무 적체 현상이 심화되면서 대기 기간이 더욱 길어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LA 다운타운 DMV 오피스 앞에 주민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모습. <박상혁 기자>

라크레센타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는 최근 캘리포니아 주 차량국(DMV)을 방문해 ‘리얼 ID’ 운전면허증을 새로 발급받으려 온라인을 통해 예약을 변경하려다 깜짝 놀랐다. 기존에 잡아놓았던 예약 날짜에 갑자기 손님이 온다고 해 예약을 바꾸려고 한 것인데, 집에서 가장 가까운 글렌데일에 위치한 DMV를 선택하려니 가능한 예약 날짜가 오는 9월에나 가능하다고 나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먼 곳에 있는 다른 DMV 오피스를 갈 시간이 없어 가까운 곳을 잡으려 하니 6개월여나 기다려야 한다고 나와 말문이 막혔다”며 “리얼 ID 때문에 DMV가 복잡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LA 한인 신모씨도 특정 시간대 DMV 방문 예약을 잡으려다 아연실색한 경우다. 신씨는 직장 때문에 오후에는 DMV를 갈 수가 없어 이른 아침 시간을 찾다보니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신씨는 “1~2달 이내에 예약이 가능한 날짜의 시간대는 오후가 전부여서 어쩔수 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리얼 ID 법 본격 적용을 앞두고 캘리포니아주 DMV의 업무 적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리얼 ID를 발급받으려는 신청자들의 수가 DMV의 업무처리 한도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어서 DMV 서비스를 받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대기기간이 훨씬 더 길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위의 한인들처럼 리얼 ID 신청을 위한 DMV 방문에 짧게는 1~2개월에서 길게는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한인 등 주민들의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DMV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내년 10월부터 리얼 ID법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오는 여름부터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리얼 ID 신청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DMV의 시스템으로는 늘어난 신청자 수를 감당하기 어려워 대기시간은 길어지고, 업무 적체 현상은 심각해질 것이라고 최근 새크라멘토 비 등 주내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 1월 기준으로 캘리포니아 주내 2,700만여 명의 운전자 중 단 300만여 명만이 리얼 ID 발급을 마친 상태인데, 매월 평균적으로 30만~40만 명의 리얼 ID 발급 업무를 처리하던 DMV는 향후 인력 보강과 예산 증원 등을 통해 매월 50만~60만 명까지의 처리 분량을 늘릴 계획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리얼 ID법이 시행에 들어갈 내년 10월 이전까지 1,100만여 명 정도만 발급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 연방 교통안전청(TSA)은 가주 DMV에 리얼 ID 발급시 증명 서류를 기존의 1개에 더해 총 2개(주택의 임대 계약서, 유틸리티 요금청구서)를 제출할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통보해 이미 리얼 ID를 발급받은 주민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이다.

DMV 측은 이미 리얼 ID를 발급받은 주민들의 경우 갱신 전까지는 추가서류 제출없이 리얼 ID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추가 서류를 제출해야만 합법적으로 리얼 ID를 사용하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우려를 표하고 나서 추가서류 제출을 통해 리얼 ID를 재발급 받으려는 주민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석인희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