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카풀이 좋아” …돈·시간 절약, 지루함도 사라져

2019-03-19 (화)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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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외곽 거주 한인들 대중교통보다 ‘인기’

▶ 차 가치하락 느려지고 보험료도 절약

“카풀이 좋아” …돈·시간 절약, 지루함도 사라져

돈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출퇴근시 카풀을 하는 한인 직장인이 늘고 있다. [AP]

“돈과 시간을 절약하고 말동무가 있어 지루하지 않아서 좋아요”

LA 외곽지역에 살면서 LA 한인타운이나 다운타운으로 출퇴근하는 한인들이 상당수에 달하는 가운데 비용 절약 등을 이유로 지인과 ‘카풀’을 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LA 북쪽 발렌시아에 거주하며 한인타운 직장에 다니는 김모(39)씨는 1년 넘게 집 근처 시외버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장거리 버스와 지하철를 번갈아 타며 집과 직장을 오갔는데 약 한달 전 카풀로 전환한 케이스. 김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해보니 차로 LA를 오가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비용도 절약되지 않아 같은 동네에 살며 한인타운에서 일하는 지인과 카풀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아침저녁으로 프리웨이 카풀레인을 이용할 수 있어 나홀로 운전하는 것보다 편도 20~30분이 절약되고, 차 안에 있는 동안 다양한 토픽을 주제로 대화도 나눌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부에나팍에 거주하는 한인여성 박모(36)씨도 2년간 혼자 차를 몰고 LA 한인타운 직장을 다니다 얼마 전 한 동에서 살며 LA 다운타운에서 일하는 동갑내기 한인여성과 카풀을 시작했다. 박씨는 “일주일씩 서로 번갈아가며 운전하며, 둘다 성격과 취향이 비슷해 공동관심사를 주제로 차 안에서 많은 얘기를 한다”며 “카풀을 하면서 사이가 가까워져 올 여름 두 가족이 함께 3박4일 일정으로 캠핑을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매체 ‘시티랩’(CityLab)에 따르면 2017년 현재 미국 직장인의 76.4%는 ‘나홀로’ 운전으로 출퇴근하는데 나홀로 운전 출퇴근족 비율을 주요 도시별로 살펴보면 뉴욕은 38%, 샌프란스시코는 57%, 보스턴·시애틀·워싱턴 DC는 66%, 시카고는 70% 등이다.

나홀로 운전의 대안인 대중교통 이용률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미국인 비율은 5%에 불과하며 도시별로 살펴보면 뉴욕 30%, 샌프란시스코 17.4%, 보스턴 13.4%, 워싱턴 DC 12.8%, 시카고 12.3%, 시애틀 10.1% 등이다.

걸어서 출퇴근하는 미국인은 2.7%로 조사됐다. 집에서 걸어다니는 직장인 비율을 도시별로 보면 뉴욕5.9%, 호놀룰루 6.5%, 보스턴 5.2% 등이며 규모가 작은 도시 중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9.7%), 아이오와주 아이오와시티(8.7%), 노스캐롤라이나주 잭슨빌(8.6%), 펜실베니아 스테이트칼리지(8.5%), 오리건주 코발리스(7.6%) 등이 걸어서 출퇴근하는 직장인 비율이 높았다. 또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미국인은 전체의 0.5%로 중소도시 거주자일수록 출퇴근시 자전거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카풀을 하면 내차를 덜 운전하게 돼 자동차의 가치하락이 느리게 진행된다”며 “카풀을 하면 보험료도 아끼고, 나중에 차를 팔기 원할 때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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