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D프린터로 며칠이면 집 한채 ‘뚝딱’

2019-03-18 (월)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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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틴 소재 스타트업‘아이콘’ 크레인 닮은 대형 프린터 개발

▶ 일반 주택 비해 비용 30% 절감

미국에서 3D 프린터로 집을 짓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여러 사람이 매달려야 하는 작업을 3D 프린터 혼자서 도맡아 건설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건축 및 부동산 산업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 스타트업 ‘아이콘’(Icon)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독자 개발한 ‘벌컨 II’(Vulcan)라는 거대한 3D 프린터로 2,000스퀘어피트 규모의 방갈로식 주택을 건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벌컨은 건설업체에 판매되어 올해 말부터 오스틴시를 중심으로 중저가 주택 건설에 활용된다.

사실 아이콘은 지난해 비영리단체인 ‘뉴 스토리’(New Story)와 ‘3D 프린팅을 이용한 프로토타입’을 이미 공개한 바가 있다. 3D 프린팅 주택 50채를 남미에서 건축 중에 있으며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3D 프린터 벌컨을 활용해 주택을 짓는 최대 장점은 시간과 비용 절약에 있다. 아이콘에 따르면 벌컨을 활용하면 2,000스퀘어피트 크기의 주택을 지을 경우 경우 2만달러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며 단 며칠 만에 공사도 끝이 난다. 일반 주택 건설에 비해 30%에 가까운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게 아이콘 측의 설명이다.

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건설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건설 인력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벌컨과 같은 3D 프린터는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신문은 전망했다.

3D 프린터 벌컨이 집을 짓는 모습은 어떤 것일까.

벌컨은 크레인을 닮은 거대한 프린터다. 기존의 건축 방식처럼 벽돌을 차례로 쌓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설계도면을 입력한 뒤, 콘크리트를 층층이 출력해 쌓아 입체 형태로 건축을 한다.

하지만 3D프린팅 건축 기술의 미래가 결코 장미 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건축 방식에서 보면 3D프린팅 건축 기술은 콘크리트를 층층이 쌓다 보니 샤페이종 개처럼 주름져 보여 볼품이 없다는 비판이 있다.

여기에 무겁고 거대한 3D 프린터의 설치와 이동이 불편할 뿐 아니라 고층 건물 건축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건설 현장의 악천후에 대한 안전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도 3D 프린팅 건설 기술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편 아이콘의 벌컨 3D 프린터는 2018년 타임지가 선정한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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