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장 이식하는 대신, 양수 줄기세포로 치료하는 길 열렸다

2019-03-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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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익 포레스트 의대 연구보고서

신장 질환은 세계 여러 나라의 공중보건 현안이다. 미국에서만 3,000만 이상의 성인이 급·만성 신장 질환을 앓고 있고, 발병 위험을 안고 있는 사람도 수백만 명에 이른다.

이 병을 가진 환자가 신장기능을 확실히 회복하는 방법은 오로지 신장이식뿐이다. 하지만 이식한 신장이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데다 평생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신장 기증이 수요보다 훨씬 적어 이식용 신장을 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런데 웨익 포레스트 의대 과학자들이 신장 질환을 가진 전임상 시험 모델에 인간의 양수 줄기세포(human amniotic fluid-derived stem cells)를 투여해 주목할 만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향후 이 방법을 더 연구해 보완하면 신장이식의 대체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14일 온라인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구팀은 질병이 생긴 신장에 양수 줄기세포를 주입하고 10주 뒤 소변 노폐물 수치를 측정해 신장기능의 개선을 확인했다. 또한 조직검사에서도 혈액 내 노폐물을 걸러내는 신장 사구체의 손상 부위가 대폭 줄어든 게 확인됐다.

웨익 포레스트 의대는 2007년 양수 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발견한 뒤 줄기세포의 분리·배양 기술을 연구해 왔다. 그때부터 양수 줄기세포는 손상된 조직 재생의 원천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다른 형태의 세포로 변할 수 있고 염증에 강한 특성도 가졌기 때문이다.

양수 줄기세포는 만능줄기세포나 성체줄기세포와 달리 면역 과민반응을 일으킬 개연성도 작다. 배아줄기세포처럼 종양이 생기거나 윤리적 논란에 휘말릴 위험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보고서의 수석저자인 제임스 J. 유 교수는 “양수 줄기세포가 당장 이용 가능한 보편적 세포 공급원이 될 수 있다는 게 입증됐다”면서 “만성 신부전 환자에겐 대안적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는 저널 ‘티슈 엔지니어링 파트 A’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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