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차 같은 차 2,000달러’ 일단 의심을

2019-02-20 (수)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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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매물·지나치게 싼 중고차 사기 빈번

▶ 현금 디파짓 피하고 VIN번호 꼭 확인

시세보다 저렴하게 중고차를 구입하려다 사기에 휘말려 낭패를 보는 한인들이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한인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새 차 같은 중고차’를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내놓고 구매자들을 현혹해 현금을 요구하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큰 자녀의 첫 차를 구입하기 위해 ‘크레이그 리스트’를 검색하던 한인 김모씨는 2013년도 렉서스차량이 3,000달러라는 믿기지 않은 가격을 본 뒤 판매자에게 이메일로 구매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김씨는 판매자로부터 장문의 이메일과 몇 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뒤에야 이 거래가 중고차 매매사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면 자칫 중고차 사기거래 피해자가 수천달러를 잃을 수도 있었다.


김씨는 “크레이그리스트에 차를 내놓았던 판매자는 자신이 실제 차주라며 남편과 이혼 소송 중이라 급하게 현찰이 필요해 당장 디파짓 명목으로 현금 1,000달러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자칫 가격만 보고 돈을 송금했으면 사기를 당할 뻔 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USC에서 두 번째 학기를 보내고 있는 유학생 이모씨도 최근 크레이그리스트 중고차 매매란을 살펴보다 솔깃한 매물을 사려다 사기피해를 당할 뻔 했다.

LA에 사는 판매자가 2015년형 미니 자동차를 단돈 2,000달러에 내놓아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씨는 “시세에 비해 1만달러나 저렴한 가격이어서 의심이 갔지만 판매자가 급매라고 계속 이야기를 해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구입을 결정했지만 마지막에 포기했다”며 “판매자가 차고유번호(빈넘버)를 알려주지 않아 마지막 순간 사기를 의심했다”고 말했다. 하마터면 2,000달러를 고스란히 날릴 뻔 한 순간이었다.

이처럼 크레이그 리스트나 커뮤니티 게시판 등 온라인을 통한 개인 자동차 매매가 늘어나면서 사기피해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은 중고차 사기 거래 관련 불만 신고가 매달 수백여건에 달한다며 온라인을 통한 개인 차량거래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개인간 차량 거래에서 가장 많은 사기행각은 폐기처분된 차량인 ‘샐비지’(Salvage) 매물을 버젓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차량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고가의 차량 사진을 올린 뒤 일정 금액의 디파짓을 요구한 후 잠적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차량 구입시 차량과 관련된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인타운의 한 한인 중고차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는 개인간 중고차 거래는 확인하기 힘든 부분이 너무 많아 사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고 지적하고 “상식을 벗어나는 가격의 매물이나 거래 과정에서 의심이 가는 요구를 하는 경우는 거래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DMV는 개인 차량 매매시 최소한 자동차 고유번호(VIN)를 통해 차량의 사고 기록 및 수리 기록을 알아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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