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권의 ‘PK 사수’ 총력전… 야당 “선물 공세” 비판

2019-02-19 (화) 서울지사= 김광덕 뉴스본부장
작게 크게

▶ 스마트시티 건설·신공항 재검토… 부산·경남에 예산·인물 집중 투입

▶ 문 대통령, 두 달 새 5차례나 방문

여권이 PK(부산·경남) 지역을 사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PK 지역은 전통적으로 자유한국당의 텃밭이었으나 문재인정부 출범 후 지난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 곳이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에서 한국당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민주당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자 여권은 예산과 인물 등을 집중 투입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18일 경남 창원 경남도청에서 올해 첫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서부경남KTX(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과 스마트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 숙원 사업에 대한 예산·정책 지원 약속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도정 공백을 굉장히 우려했다고 들었다”면서 “예산정책협의회 첫 회의를 경남에서 갖고 당이 행정을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해줘야겠다고 해서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통상적으로 9월쯤 시작하는 시도별 예산정책협의회를 2월로 앞당기고 첫 회의를 경남에서 개최한데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댓글조작 공모에 연루돼 구속된 김경수 지사 구하기이자 PK 지키기 총력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두 달 동안 PK 지역을 다섯 차례 방문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부산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전략보고회와 부산 비전 선포식 등에 참석했다. 전국 경제 투어의 6번째 행사였다. 지난해 말 이후 문 대통령은 ‘정치적 고향’인 부산·경남·울산 지역 방문을 늘리고 있다. 최근 두 달 동안 공식적 방문 세 번, 개인적 방문은 두 번이었다. 문 대통령은 작년 12월 경남 창원에서 열린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보고회와 지난달 17일 울산에서 열린 수소 경제 행사에 참석했고, 크리스마스와 설 연휴에는 부산의 노모 자택과 경남 양산 사저를 찾았다.


문 대통령이 지난 13일 부산 방문 때 동남권 신공항 재검토 시사 발언을 하자 민주당 부산시당은 김해공항 확장안을 백지화하고 다수의 부산 시민들이 선호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당 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은 16일 민주당 부산시당사 이전 개소식에서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겠다”고 다짐해 가덕도 신공항 카드로 총선을 준비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 때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 등 PK 출신의 거물급 인사들을 선거 전면에 내세우거나 지역에 출마시켜 바람을 일으키는 방안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K 지역 표심이 정권 재창출과 정권 교체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이 PK에 공을 들이는데 대해 야권은 “올해 4월에 실시되는 경남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 등 PK 지역 2개 선거구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한 지역 민심 챙기기”라고 해석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문 대통령이 PK 지역을 자주 방문하는 데 대해 “내년 총선을 위한 선거 운동”이라며 “(여권의) 이 지역 지지율이 흔들리니 내년 총선을 겨냥해 선심성 선물 공세를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지사= 김광덕 뉴스본부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