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황교안 ‘대세론’인가, 오세훈·김진태 ‘뒤집기’인가

2019-02-19 (화)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작게 크게

▶ 한국당 2·27 전대 D-8일… 관전포인트

▶ 내년 총선 공천권 좌우, 당권 경쟁 뜨거운 열기

황교안 ‘대세론’인가, 오세훈·김진태 ‘뒤집기’인가

지난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후보.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2·27 전당대회가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권 경쟁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가 내년 4월 총선 공천권을 쥐는데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유리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전당대회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제1야당인 한국당의 이번 대표 경선은 황교안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 간의 3파전으로 정리됐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던 인사 8명 가운데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한 5명이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당 전당대회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됐다. 첫째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황교안 전 총리가 ‘대세론’을 지키느냐 아니면 맹추격하는 오세훈 전 시장이나 김진태 의원이 ‘뒤집기’에 성공하느냐 여부이다.

대표 경선에 출마한 세 후보는 주요 지지 기반인 계파도 다를 뿐 아니라 당의 이념이나 노선 등에서 차별화된 색깔을 보여주고 있어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당의 진로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차기 당권은 책임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37만8천여명) 투표 70%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30%를 합친 결과에 따라 가려진다.


TV토론과 합동연설회에서 기호 1번 황 후보는 ‘보수 통합을 통한 문재인정부 강력 견제’와 ‘대세론’을 내세우고 있다. 기호 2번 오 후보는 ‘개혁보수 노선’과 ‘중도 확장을 통한 총선 필승론’, 기호 3번 김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의리’와 ‘강력한 대여 투쟁을 하는 선명 우파’를 강조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정치 초년생으로 맷집이 약한 황 후보가 당 대표로 당선되면 총선 필패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공격했다. 이에 황 전 총리는 “국무총리는 반(半)정치인이나 마찬가지인데다, 저보다 치열하게 싸워온 공직 경험을 가진 분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방어했다. 반면 황 전 총리는 오 전 시장에게 “무상급식 문제로 서울시장직을 중도 사퇴함으로써 그때부터 보수가 어려워졌다”고 반격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오 전 시장의 탈당 전력 등을 겨냥했다.

황 전 총리를 겨냥해 오 전 시장은 ‘전시작전통제권 등 정책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취지로 공격했고, 김 의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이익공유제’와 관련해 “황 후보가 다소 어정쩡한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에 황 전 총리는 “국민과 당원의 바람은 ‘싸우지 말라’, ‘내부 총질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우리 안에서 힘을 모아 밖에 있는 대상과 싸워 이기는 자유 우파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대 레이스 중반인 18일 현재 황 전 총리가 앞선 상황이라는 판세 분석이 우세하다. TV 토론에 처음 데뷔한 황 전 총리가 큰 실수를 하지 않은데다 오 전 시장이 강력한 새 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또 김 의원이 ‘태극기세력’의 강한 지지를 받으면서 판세를 일부 교란시키는 것도 이번 전대의 특징이다. 당의 한 재선 의원은 “중반 판세는 황 전 총리가 50% 전후의 지지를 받고, 나머지 절반을 놓고 오 전 시장과 김 의원이 나눠갖는 분위기”라며 “앞으로 표심이 어느 쪽으로 더 기우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다른 관계자도 “황 전 총리가 초반부터 대세론을 형성하는 바람에 친박계뿐 아니라 비박계 일부 의원도 황 전 총리를 지원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 전 시장 측은 “오 후보의 총선 필승론이 먹혀들면서 판세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역전 가능성을 주장했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컨벤션 이펙트’(convention effect)이다. 최근 소속 의원 3명의 ‘5·18 망언’ 연루 파문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한국당 지지율을 다시 반등시킬 정도의 전당대회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 여부가 주목된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1∼15일 전국 유권자 2천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결과 한국당 지지율은 3.7%포인트 떨어진 25.2%였다. 한국당 지지율은 전당대회를 앞둔 흥행 효과와 문재인정부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 등으로 한때 30%선까지 육박했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4%포인트 오른 40.3%로 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 대비 0.6%포인트 내린 49.8%였다. 이번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