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빈손 탈출 한인들 “이제 어떡하나” 망연자실

2019-02-16 (토)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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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르포 - 포트리 아파트 화재

▶ 간단한 옷차림 이재민들 대피소서 발 동동

빈손 탈출 한인들 “이제 어떡하나” 망연자실

화재 다음날인 15일 오후에 열린 아파트 입주민 회의에서 홍은주(오른쪽 두 번째) 포트리한인회장이 한인 피해자들의 고충을 듣고 지원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음주 초에나 출입통제 풀릴듯

14일 오후 4시께 갑작스럽게 울린 알람 소리. 그리고 치솟은 불길로 인해 삶의 터전이 사라졌다. 뉴저지 포트리의 애드윈애비뉴 선상의 5층 높이 코압아파트 건물의 45가구가 모두 불타고, 다른 45가구도 크게 파손되면서 이 곳에 살던 주민들은 사고 다음날인 15일까지 충격에서 헤어나지를 못했다.

화재로 인한 부상자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당장 살 곳이 사라졌다는 현실이 막막하기만 하다.


이번 화재는 14일 오후 4시께 시작됐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으며 오히려 오후 6시를 기해 더욱 커지기 시작해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커져만 가는 불길을 보며 피해자들은 물론, 함께 지켜보던 수백 명의 이웃 주민들도 안타까움에 발발 동동 굴렀다. 특히 이 아파트 인근에는 H마트 등 한인 업소들이 다수 자리해 수 많은 한인들이 화재를 보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끝없이 건물을 태우던 불길은 이날 오후 8시30분께부터 차차 잦아들기 시작해 10시께나 돼 꺼졌다. 하지만 이미 아파트 1개동이 완전히 불탔고, 나머지 1개동 역시 화재 여파 및 진화 작업으로 인해 상당한 파손을 입었다.

경찰은 15일 오후부터 불에 직접 타지 않은 아파트동의 경우 거주민 확인을 거친 뒤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허용하고 있지만, 출입 통제가 완전히 풀리려면 다음주 초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동의 경우 전소돼 새로 건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피해자 중에는 한인들도 적지 않다. 사고 다음날인 15일 오후 1시에 열린 입주민 회의에서 만난 10여 명의 한인들은 허망함과 답답한 심정을 감추지 못 했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3층에 살던 마이클 김씨는 “지난 8월부터 렌트로 살고 있었다. 화재가 시작할 당시는 직장에서 일하고 있었고, 오후 7시30분쯤 집으로 돌아오니 아파트가 불타고 있었다”며 “당장 살 곳을 찾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주민은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누가 오후 5시께 화재 현장 사진을 보내줘 깜짝 놀랐다”며 “사는 곳이 전소된 건물 쪽이 아니지만 집에서 아무 것도 가지고 나오지 못했다.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화재로 인해 이재민이 된 60대 한인 부부는 “어제 밤은 포트리 고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지냈고 이곳에서 겨우 식사를 했다”며 “대책 등을 생각해야 하지만 어떻게 할 지 막막하다. 아무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허망해했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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