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서부가 ‘꽁꽁’ 얼어붙었다

2019-01-30 (수) 12: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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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급 학교 휴교, 항공편 결항, 우편배달 중단

북극에서 내려온 찬 공기에 일리노이를 비롯한 중서부가 꽁꽁 얼어붙었다. 일부 지역은 체감온도가 –58℉(-50℃)까지 뚝 떨어지면서 동사자까지 나왔다고 AP통신과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미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노스다코타주는 수은주가 –25.6℉(-32℃)를 기록했으며, 미네소타주의 경우 체감기온이 –61.6℉(-52℃)까지 떨어졌다. 강추위는 30일에도 이어져 일리노이주의 최대도시 시카고는 –27.4℉(-33℃), 미시간주의 최대 도시인 디트로이트는 –14.8℉(-26℃)까지 내려갔다. 특히 시카고의 경우 체감기온은 –47.9℉(-44.4℃)까지 급강하했다. 이정도면 5분간만 노출돼도 동상에 걸릴 수 있는 온도다.

이번 한파는 북극의 찬 기류 ‘폴라 보텍스'(polar vortex)가 제트기류가 약화한 틈을 타 남하하면서 중서부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이번 기록적인 한파로 미네소타에서는 남성 1명이 숨지는 등 저체온에 따른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일리노이, 위스칸신, 미시간 등 중북부지역에는 잇따라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쉼터 수용 규모를 늘리는 등 노숙자 보호 조치에 들어갔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29일, “생명을 위협할 수준의 겨울 폭풍이 앞으로 수일간 지속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주전역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혹한이 주민들의 웰빙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각 지자체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민 안전을 챙기고, 피해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주 비상운영센터와 각 지역 응급센터는 비상대비체제에 들어간다. 람 임마뉴엘 시카고 시장도 “생명을 위협하는 기온이자 상황이다. 사실상 공공 보건의 위험으로, 시민들은 적절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파지역의 공립 초중고교와 대학들도 줄줄이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시카고시교육청은 30~31일까지 이틀간 휴교한다고 밝혔다. 브룩필드동물원 등 관광명소들과 관공서도 문을 닫았으며 은행을 비롯한 일반 직장들도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휴무하는 곳이 상당수였다. 우편과 항공 등 공공 서비스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연방우정청(USPS)은 일리노이, 미네소타,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위스칸신 등에서 우편배달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오헤어와 미드웨스트를 포함한 중서부지역 공항에서는 2천편이 넘는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비행기가 꽁꽁 묶이면서 풋볼 팬들의 발도 묶였다. 2월3일 NFL 챔피언 결정전인 수퍼보울이 애틀랜타에서 열리지만, 항공편 취소로 팬들은 현지 관람 기회를 놓칠까 우려하고 있다.

시카고를 대표하는 딥디시 피자집과 일부 커피샵도 혹한에 영업을 중단했다. 피자 체인 ‘루 말나티’는 일시 배달 중단을 발표했으며, 커피숍 ‘치야 차이 카페’도 출입문을 닫고 ‘험악한 기후 동안 모든 이의 안전을 원한다’는 안내판을 걸었다. 햄버거 체인점 ‘웬디스’도 이날 이른 오후부터 중서부지역 점포의 영업을 중단했다. 하이디 샤워 대변인은 “우리의 최우선순위는 직원의 안전”이라며 “우리는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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