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 최저임금 인상, 패스트푸드 가격 상승 부른다

2019-01-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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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외식 가격 2.8% 상승…올해도 2~3% 오를 듯

▶ 식료품 가격은 0.6% 상승…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크다”

美 최저임금 인상, 패스트푸드 가격 상승 부른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대학 풋볼 챔피언십 우승팀인 ‘클렘슨 타이거스’를 백악관으로 초청한 가운데 테이블이 패스트푸드로 채워져 있다. 백악관 파티 시 통상 호화로운 음식이 차려지지만, 연방정부 일시적 업무정지로 백악관 요리사들이 근무하지 않아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로 식탁이 차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이 끝날 때까지 축하연을 미루고 싶지 않다며 클렘슨 타이거스 풋볼팀 선수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2019.01.15.

미국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새해부터 패스트푸드 가격이 오를 조짐이 보이고 있다.

멕시코 음식 체인 치폴레의 잭 아르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일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가격 인상이 늦어지고 있다"며 "모든 사람들에게 접근성을 높이려 하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뒤쳐진다"고 말했다.

치폴레는 최근 외부 컨설턴트를 고용해 메뉴 가격에 대한 분석 작업에 돌입했다.


로드하우스와 해빗버거 등의 체인도 지난 14일부터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ICR 컨퍼런스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가격 인상 가능성을 거론했다.

미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외식 가격은 2.8% 올랐고, 올해에도 2~3%대의 상승률이 예상된다. 최근 몇년 동안 햄버거 가격은 54%, 치킨 샌드위치 가격은 27%씩 상승했다는 민간 업체의 통계도 있다.

지난해 가정에서 사용하는 식료품의 가격 상승률이 0.6%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패스트푸드의 가격 상승폭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이는 최근 급격한 최저 임금 인상과 무관치 않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미국 21개주와 워싱턴 DC는 새해부터 최저임금을 인상했고, 추가 인상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저 임금 1만원'과 유사하게 미국에서 '최저임금 15 달러(약 1만7000원)'는 근로자들이 희망하는 상징적인 최저 임금 수준이다. 뉴욕,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최저임금이 15 달러를 넘어서면서 연방 최저임금 자체를 이 수준 이상으로 높이자는 입법이 민주당 주도로 하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외식업계 경영자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브라이언 니콜 치폴레 최고경영자(CEO)는 "사업에서 모든 비용은 도전"이라며 "우리는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가격 정책과 연계된 매출 성장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패밀리레스토랑 데니스의 존 밀러 CEO는 지금까지 패스트푸드업계의 저가 정책에 대해 "우리는 서로의 머리를 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 과정에서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전략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식품 체인들이 4~5달러 짜리 저가 묶음상품들을 계속 홍보하겠지만 일반 제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결국 소비자들은 햄버거와 부리토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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