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학부모 “자녀 돌보기 버거워”

2019-01-21 (월)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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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교사 파업 장기화… 협상도 진전 없어

▶ 병가 내거나 파업학교 만들어 홈스쿨링도

LA통합교육구(LAUSD) 소속 3만명 교사들의 총파업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상당수 학생들이 학교에 출석하지 않아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중 상당수는 자녀가 학교에 가지 않자 병가나 월차를 내고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구지책으로 팀을 구성해 집으로 아이들을 데려와 번갈아가며 일일교사가 되어 ‘파업 학교’를 만들어 단체 ‘홈스쿨링’을 하기도 한다.


밸리에 거주하는 한인여성 김모씨는 지난 주 초등학생 아들 둘이 학교에 가봐야 비디오 시청만 한다며 집에 있겠다고 해 병가를 내고 아이들을 돌봐야 했다. 김씨는 “다행히 월요일(21일)이 휴일이라 이날은 아이들과 있을 수 있지만 화요일에도 파업이 지속되면 더 이상 직장에 병가를 내는 것이 불가능해 토랜스에 거주하는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시노 차터 초등학교 일부 부모들은 궁리 끝에 파업 기간 스스로 일일교사가 되어 단체 홈스쿨링을 하기도 했다. 매일 아침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파업에 참가한 교사들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노래를 부른 다음 일일교사를 자청한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와 짜여진 시간표 대로 수업을 하는 형식이다.

LAUSD는 이번 교사 파업으로 50만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파업 기간이 길어지자 출석 학생수가 급감해 지난 18일 금요일 학교에 출석한 학생들은 8만5,274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전인 17일에 출석학생수는 8만4,160명에 불과했다.

교육구 측은 학생들의 출석률에 따라 받게 되는 캘리포니아주 지원금이 교사노조의 총파업으로 인해 결석을 하는 학생수가 늘어나면서 1억2,500만 달러의 재정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인 LAUSD는 1,322개 학교에 69만4,000여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이중 215개 학교가 노조에 소속되지 않은 교사들을 고용한 독립 차터스쿨로 파업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교육구는 파업이 길어지면서 400명의 대체 교사와 2,000명의 관리자들을 고용한 상태다.

한편, 에릭 가세티 LA시장실에 따르면 교육구와 마라톤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LA 교사노조는 지난 19~20일 오전 11시부터 늦은 밤까지 협상을 계속했으나 21일 오후 현재까지 파업종결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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