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손흥민 뜨니 ‘공한증’ 도 돌아왔다

2019-01-17 (목)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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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의조·김민재 연속골…벤투호, 중국 꺾고 조 1위로 16강

▶ 손흥민 클래스 입증, 89분 뛰며 한국의 2골 혼자서 셋업

손흥민 뜨니 ‘공한증’ 도 돌아왔다

후반 6분 추가골을 터뜨린 김민재(가운데)가 황인범(왼쪽)과 손흥민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

손흥민 뜨니 ‘공한증’ 도 돌아왔다

후반에 교체 아웃된 후 벤투 감독의 포옹을 받는 황의조. <뉴시스>


손흥민이 뜨자 중국의 공한증도 돌아왔다.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에 정상탈환을 노리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중국을 2-0으로 완파하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6일 UAE 아부다비의 알나얀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중국과의 대회 C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전반 12분 황의조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6분 김민재의 추가 쐐기골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3전 전승(승점 9)으로 중국(2승1패, 승점 6)을 제치고 C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은 오는 22일 A·B·F조 3위 중 한 팀과 만나는데 A조 3위는 바레인(FIFA랭킹 113위), B조 3위는 팔레스타인(99위)이고 F조 3위는 오만(82위)과 투르크메니스탄(127위)의 최종전에서 결정된다.

왜 손흥민이 아시아 최고의 에이스인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지난 1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풀타임을 뛴 뒤 곧바로 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이틀만 쉬고 나선 경기에서 거의 풀타임에 가까운 89분을 뛰며 전반 초반 결승골로 이어진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후반 정교한 코너킥으로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한국의 2골을 모두 셋업해 승리를 견인했다. 황의조에 집중됐던 상대 밀집수비도 느슨해지고 공격의 템포도 한결 빨라진 것도 손흥민 효과였다. 첫 두 경기에서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불만스러운 1-0 승리를 거뒀던 한국은 이날 중국전에선 처음으로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보였다. 한국은 5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며 중국전 최근 2경기 무승(1무1패) 행진도 끊어냈고 벤투 감독은 부임 후 무패행진을 10경기 째(6승4무)로 연장시켰다.


벤투 감독은 이날 교체출장이 예상됐던 손흥민을 선발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손흥민은 최전방의 황의조 뒤에서 새도 스트라이커, 또는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중국의 골문을 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전반 9분 손흥민이 올린 왼쪽 코너킥을 김민재가 위협적인 헤딩으로 연결, 첫 워닝샷을 쏘아 올린 뒤 3분 만에 선제골을 뽑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문환이 문전으로 연결한 땅볼 크로스를 잡은 손흥민이 돌아서며 수비수 2명 사이를 뚫다가 상대 수비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황의조가 골문 아래 쪽 구석을 꿰뚫는 킥으로 리드를 안겼다.

이후 한국의 공세는 계속 됐다. 전반 22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황의조의 헤딩패스를 받아 때린 황희찬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 다이빙 선방에 막혔고 1분 뒤 황의조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수비수 2명 사이를 뚫고 때린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은 중국의 오른쪽 골대를 강타하고 튀어나왔다. 이어 27분엔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이 중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1골차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6분 만에 세트피스 추가골을 터뜨려 승기를 잡았다. 왼쪽 코너킥을 손흥민이 문전으로 올렸고 김민재가 달려들며 파워풀한 헤딩슛을 중국 골문 왼쪽 상단 구석에 꽂아 넣었다.

이후 한국은 계속해서 중국을 압박했으나 계속 찬스를 만들고도 막판 마무리가 아쉬워 2-0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슈팅 수 17-6, 유효슈팅 8-1, 볼 점유율 61%-39%가 말해주듯 한국의 완승경기였다. 벤투 감독은 후반 25분 황의조 대신 지동원, 36분 이청용 대신 주세종을 교체 투입한 뒤 44분 제 몫을 다한 손흥민을 빼고 구자철을 투입해 승리를 마무리지었다. 이날 승리로 조 1위로 16강에 오른 한국은 앞으로 5일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16강전에 나서게 됐다. 반면 조 2위가 된 중국은 A조 2위 태국과 16강전을 치른다.

한편 C조 3위 결정전이 된 경기에서 키르기스스탄(1승2패)은 비탈리 룩스의 해트트릭으로 필리핀(3패)을 3-1로 꺾고 조 3위를 확정했고 6개 3위팀들 가운데 최소한 4위를 확보해 16강에 진출, A조 1위로 올라온 개최국 UAE와 8강 티켓을 다투게 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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