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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美 중거리핵전력조약 탈퇴에 효과적 대응조치 취할 것”

2019-01-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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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국 전문가협상 합의 도출 못해…러 외무 “美, 러에 최후통첩성 요구”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유지를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전문가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조약 탈퇴에 합당한 대응 조처를 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미국이 러시아에 최후통첩성 요구를 제시했다고 비난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6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은 군사력 증강 분야에서 자신들의 손을 얽어매는 국제 군비통제 협정 시스템을 사실상 해체하는 노선을 걷고 있다. 혹은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부문만 선택적으로 이행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이어 "(미국의) INF 탈퇴 의사 발표는 그러한 일련의 행동 가운데 하나"라면서 "그런 정책의 결과가 아주 부정적일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당연히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되는 미국의 미사일 전개에 눈을 감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효과적 대응 조처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실제로 INF에서 탈퇴하고 유럽 지역에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의 조처를 할 경우 러시아도 상응하는 군사·외교적 대응에 나설 것이란 경고였다.

푸틴은 그러나 "러시아는 책임 있고 건전한 생각을 하는 국가로서 새로운 군비 경쟁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지난해) 미국의 INF 탈퇴 발표에도 우리는 조약 유지 방안 모색을 위한 대화 지속에 열려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미국과 러시아는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안드레아 톰슨 차관과 러시아 외무부 군비통제 담당 세르게이 랴브코프 차관이 이끄는 대표단 간 회담을 열고 INF 유지 방안을 논의했으나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지도자가 체결한 INF는 사거리 500~1천km의 단거리와 1천~5천500km의 중거리 지상 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러시아의 협정 위반을 이유로 INF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뒤이어 12월 4일 러시아가 INF를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게 준수하지 않는 한, 미국은 60일 안에 조약 준수를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당국은 특히 러시아가 2017년 초 실전 배치한 '9M729 노바토르' 순항미사일(나토명 SSC-8)의 사거리가 2천~5천km로 INF가 금지한 미사일 범주에 포함된다면서 이 미사일 폐기나 개조를 요구하고 있다.

톰슨 차관은 제네바 회담 뒤 러시아가 정해진 기간(60일 이내)에 조약 이행으로 복귀하지 않으면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의 경고를 이행할 것이라면서 조약 폐기 절차 착수를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러시아에 제시한 조약 이행 최종시한은 2월 2일이다.

반면 러시아는 오히려 루마니아에 이미 전개됐고 폴란드에도 배치되고 있는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에 속한 발사대 MK-41이 사거리 2천400km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면서 미국이 INF를 위반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미리 준비된 최후통첩성 입장을 갖고 제네바 회담에 왔다"면서 "이 입장은 미국의 감시하에 9M729 미사일과 그 발사대, 관련 설비 등을 폐기하라는 요구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의 논리는 '당신들이(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하고 있고 우리는 위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러시아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을 해야 하고 우리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전략적 안정성 분야의 모든 합의를 파괴하는 노선"이라고 비난했다.

라브로프는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앞으로도 INF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누구보다 이 문제에 관심이 있는 유럽국가들도 미국이 보다 책임 있는 태도를 취하도록 미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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