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이다

2019-01-16 (수)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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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이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지난해 11월28일 누리호 개발사업의 중간 검증 단계로 볼 수 있는 1단형 시험발사체 발사에 성공했다.

시험발사체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오후4시에 발사됐다. 목표 연소시간인 140초를 넘어 151초간 연소하면서 최대고도 209㎞를 기록하며 약 430초 동안 비행했다.

이 발사체에 사용된 엔진은 누리호의 기본형으로 추력 75톤급 엔진이다. 시험발사체는 이 엔진의 성능을 실제 비행을 통해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한국내에서 독자 개발한 75톤급의 액체엔진의 성능을 확인했다.


또한 발사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구성품인 추진제 탱크, 밸브, 동체 등과 임무설계·전자·제어 시스템 등의 기능도 검증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한국은 세계 일곱 번째로 우주발사체용 중대형급 로켓엔진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한국의 최종 목표인 누리호 개발을 통해 자주적인 위성발사와 우주시대를 열어 갈 준비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1.5톤 무게의 인공위성을 고도 약 700㎞의 지구 저궤도에 투입시킬 수 있는 3단형 액체 로켓인 누리호가 오는 2021년 모습을 드러낼 계획이다.

누리호 개발 초기에는 기술적 어려움이 많았다. 영하 180도로 유지되는 액체산소와 상온의 등유가 혼합해 연소한 후에 2,500도가 넘는 온도로 방출되는 배기가스는 우선 초저온과 초고온 현상으로 인해 발사체 개발에서 어려운 문제를 야기한다.

엔진 연소시험 과정에서 내부 압력이 기준치 이상 높아지면 발생하는 연소불안정성 현상 해결에도 시간이 걸렸다. 또한 협력 기업에서 수행한 액체산소나 등유를 담는 대형 추진제 탱크 제작과정에서 불량 등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했다. 지금은 다행히도 그러한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했지만 앞으로 남은 과정에서도 예상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다. 누리호 1단은 75톤급 엔진 4기를 묶어 300톤 추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전체 중량 200톤의 누리호를 이륙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묶는 기술을 클러스터링 기술이라고 부르는데 이를 개발하고 연소시험도 수행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75톤급 1기에 대한 연소시험을 수행해왔지만 앞으로는 총 추력이 300톤급에 이르는 연소시험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폭발과 같은 위험성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견디고 한국은 누리호 개발에 성공해야 한다.

미국·러시아·유럽연합(EU) 등 우주 선진국들은 독자적인 발사체를 가지고 있다. 자국의 위성을 발사할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위성도 발사해줄 수 있고 우주탐사도 가능하다.

이들 국가는 최근 들어 우주산업의 경제성을 확인하고 앞다퉈 달과 화성·소행성 탐사 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한국은 우리의 발사체가 없어 우리 인공위성을 외국의 발사체에 실어 발사하고 있다. 하지만 2021년 누리호 개발이 성공하면 한국도 자력 위성발사는 물론 달에 착륙선을 보내는 등 우주탐사도 가능할 것이다. 즉 누리호의 성공은 우주 주권을 가진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누리호는 미래 한국의 우주시대를 열어갈 중요한 우주 운송수단이 될 것이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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