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러, 제네바서 중거리핵전력조약 협상…폐기막을 최후 담판

2019-01-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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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국 군축담당 전문가 참석…미-러, 서로 조약위반 비난

미-러, 제네바서 중거리핵전력조약 협상…폐기막을 최후 담판

[AP=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 간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이 폐기 위기에 처한 가운데 양측이 조약 유지를 위한 전문가 협상을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제네바 협상에는 러시아 측에서 대미 관계와 군비통제 문제를 담당하는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이, 미국 측에선 군축·국제안보 담당 안드레아 톰슨 국무 차관이 각각 참석했다.

양측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탈퇴 경고로 폐기 위기에 처한 INF 조약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조건들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랴브코프 차관은 전날 제네바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이) 다양한 종류의 최후통첩과 전제 조건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상당한 선의를 표시해 왔다"면서 "왜냐하면 그것(최후통첩과 전제조건)은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장르나 스타일, 접근법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측이 우리의 여러 차례에 걸친 제안 뒤에 결국 이번 협상에 동의한 것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우리가 이번 회동에 미국 이상으로 더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다는 경고였다.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지도자가 체결한 INF는 사거리 500~1천km의 단거리와 1천~5천500km의 중거리 지상 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냉전 시대 미-소 군비 경쟁을 종식하는 토대가 된 조약으로 평가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러시아의 협정 위반을 이유로 INF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뒤이어 12월 4일 러시아가 INF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준수하지 않는 한, 미국은 60일 안에 조약 준수를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당국은 특히 러시아가 2017년 초 실전 배치한 '9M729 노바토르' 순항미사일(나토명 SSC-8)의 사거리가 2천~5천km로 INF가 금지한 미사일 범주에 포함된다면서 이 미사일 폐기나 개조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오히려 루마니아에 이미 전개됐고 폴란드에도 배치되고 있는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에 속한 발사대 MK-41이 사거리 2천400km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면서 미국이 INF를 위반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에 제시한 요구 조건의 이행 최종 시한은 2월 2일이다.

이번 제네바 협상에서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INF가 폐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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