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손’ 쓰지 않고 이길 수 있을까

2019-01-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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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투호, 내일 새벽 중국과 조 1위 놓고 최종전 격돌

▶ 손흥민 출격 여부 관심…이재성-기성용은 못 뛸 듯

‘손’ 쓰지 않고 이길 수 있을까

한국 축구대표팀 벤투호 선수들이 14일 훈련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연합>

한국 축구가 59년 만의 아시안컵 왕좌 탈환을 위한 ‘꽃길 완성’을 위해 중국에 다시 한 번 ‘공한증’을 안겨줄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승점 6·골득실+2)은 16일 오전 5시30분(LA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테디엄에서 중국(승점 6·골득실+4)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과 중국은 나란히 2승을 따내며 16강 진출이 확정됐지만 골득실에서 중국에 뒤진 한국이 C조 2위에 올라있다. ‘승자승 원칙’이 먼저 적용되는 이번 대회 규정에 따라 이번 최종전 승자가 C조 1위가 된다. 만약 비기면 골득실이 앞서는 중국이 조 1위다.


비록 16강 진출은 이미 확보했지만 조 1위를 놓칠 수 없는 이유는 많다. 조 1위로 16강에 오르면 조 2위 때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팀과 토너먼트를 치를 뿐만 아니라 8강전부터 아부다비에 머물면서 결승까지 치를 수 있게 돼 이동에 따른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반면 조 2위로 16강에 오르면 토너먼트에서 ‘난적’ 이란 및 일본을 만날 가능성이 높고 경기 장소도 16강전부터 결승까지 알 아인과 아부다비를 번갈아 이동하며 치러야 해서 이동에 따른 선수들의 피로감이 추가된다.

그동안 공한증에 시달렸던 중국은 최근 한국을 상대로 2경기 연속 무패(1승1무)를 거두며 자신감이 올라있다. 따라서 이번 중국전은 조별리그 순위 결정의 의미보다 무너진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되살리는 일전의 의미가 크다.

벤투호는 조별리그에서 약체로 분류되는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의 밀집 수비에 힘든 경기를 치르면서 두 경기 연속 1-0로 승리했다. 하지만 화끈한 공격 축구를 기대한 국내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태극전사는 조별리그에서 중국과 펼칠 ‘맞불 축구’에서 화끈한 골잔치로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하겠다는 각오다.

중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6위로 한국(53위)보다 23계단이나 낮지만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2골씩 터트린 우레이(상하이 상강)와 위다바오(베이징 궈안)는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되는 상대들이다.

중국전을 앞둔 벤투호의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대표팀의 오른쪽 주전풀백 이용(전북)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며 기성용(뉴캐슬)과 이재성(홀슈타인 킬)도 각각 햄스트링과 발가락 부상으로 출장여부가 불투명하다. 여기에 에이스 손흥민도 1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풀타임을 뛰고 장거리를 날아와 합류한 탓에 채 이틀도 완전히 쉬지 못하고 중국전에 임해야 해 출장이 쉽지 않아 보인다. 손흥민이 못 뛴다고 가정하면 주전 4명이 빠지는 셈이다.

사실 벤투 감독 입장에선 이미 16강이 확정된 만큼 중국전에 손흥민을 무리하기엔 투입하기엔 부담이 크다. 당장 피로 회복시간조차 충분치 않을 뿐 아니라 16강 이후에도 대비해 그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손흥민을 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당연히 태극전사들은 손흥민과 기성용이 뛰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중국을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과연 주전 4명이 빠진 상황에서 벤투호가 중국을 꺾고 59년만의 정상 탈환을 향한 청신호를 밝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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