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NFL이냐, MLB냐 그것이 문제로다”

2019-01-11 (금)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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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클라호마 쿼터백 머리, NFL 드래프트 참가 결심 굳힌 듯

▶ 오클랜드에 1라운드 9번 지명 불구, MLB 커리어 포기 유력

“NFL이냐, MLB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이즈만 트로피를 수상한 카일러 머리. [AP]

“NFL이냐, MLB냐 그것이 문제로다”

머리의 외할머니는 한국인으로 어머니는‘미선’이라는 한국이름을 사용한다. [AP]


지난 시즌 대학풋볼 최고의 선수에 수여되는 하이즈만 트로피를 수상한 한인혼혈 오클라호마 쿼터백 카일러 머리가 결국은 당초 계획했던 메이저리그 커리어 대신 NFL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9일 마리가 올해 NFL 드래프트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머리가 NFL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것이 곧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포기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가 프로에서 두 스포츠를 모두 뛸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즉 NFL 드래프트 결과에 따라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포기하고 완전히 NFL에 전념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외할머니가 한인인 머리는 풋볼 쿼터백 외에 오클라호마 야구팀에선 호타준족의 외야수로 활약했고 지난해 6월 실시된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9번으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지명돼 계약금 466만달러에 계약했다. 지난 시즌 오클라호마 야구팀에서 센터필더로 뛴 머리는 51경기에서 타율 0.296, 출루율 0.398, 장타율 0.556과 10홈런, 10도루를 기록했다. 그는 프로에서는 2루수 또는 숏스탑으로 프로젝트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풋볼 선수로 마지막 시즌을 뛰기 위해 프로야구 커리어를 한 학기 연기하고 오클라호마 풋볼팀에 복귀하기로 오클랜드와 합의했고 이번 시즌을 마친 뒤 2월 오클랜드의 스프링 캠프에 합류해 메이저리그로 향한 도전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풋볼 시즌에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일약 NFL 탑 유망주로 발돋움했다. 오클라호마 주전 쿼터백으로 나선 첫 시즌에 그는 패싱으로 4,361야드와 42TD(터치다운), 러싱으로 1,001야드와 12TD를 기록하며 오클라호마를 내셔널 플레이오프로 진출시켰고 전국 최고 선수에 주는 하이즈만 트로피까지 받았다. 비록 플레이오프 준결승에서 오클라호마는 앨라배마에 패해 내셔널 챔피언십게임 진출은 좌절됐으나 전국적으로 하위권이었던 허약한 디펜스에도 불구, 이처럼 뛰어난 성적을 올린 것은 머리가 이끈 오펜스의 폭발적인 파괴력이 절대적이었다.

그런 활약과 함께 머리의 NFL 유망주로서의 주가도 폭등했다. 당초 그는 NFL 쿼터백으로 왜소한 체구(5피트 10인치 195파운드)로 인해 NFL 쿼터백 재목으론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이번 시즌 눈부신 활약을 통해 많은 전문가들의 평가를 바꿔놓는데 성공했고 이제는 유력한 1라운드 재목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가 잠시 연기했던 프로야구선수 커리어를 아예 포기하고 NFL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머리가 프로야구 커리어를 포기하면 이미 오클랜드와 계약한 466만달러의 계약금은 받을 수 없게 된다. 또 NFL 커리어가 야구선수에 비해 평균적으로 훨씬 짧은데다 커리어 엔딩 부상 위험도 훨씬 크다는 점도 선뜻 NFL을 선택하기 힘들게 만드는 위험요소들이다.

하지만 야구의 경우 메이저리그까지 오기 위해선 몇 년을 마이너에서 고생하며 뛰어야 할지 알 수 없고 꼭 메이저에 온다는 보장도 없는 반면 쿼터백으로 드래프트 1라운드에 지명된다면 바로 NFL에서 스타 중 한 명으로 뛸 수 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또 NFL 1라운드 지명 쿼터백이면 466만달러 이상 계약은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머리의 오클라호마 선배이자 지난해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에 드래프트 1번으로 지명된 베이커 메이필드는 2,185만달러를 계약금으로 받았다.

일단 단기적으로 보면 빅리그 진입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메이저리그 보다는 NFL 쪽이 훨씬 매력적인 것이 사실이다. 반면 장기적으로 보면 메이저리그 쪽이 훨씬 더 긴 커리어와 궁극적으로 더 많은 수입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과연 머리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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