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품앗이’ ‘친밀도’ 따라 액수 결정

2019-01-11 (금)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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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들 대체로 100·200달러중 선택, 10달러짜리 지폐 50달러 잘 안해

‘품앗이’ ‘친밀도’ 따라 액수 결정

경조사비를 얼마 정도 내는 게 적당한지 고민하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AP]

“경조사비는 얼마 정도 내야 적당할까?”

한인 치고 각종 경조사를 챙기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은 한인들은 “경조사비는 어느 정도 내야할까”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한정된 예산을 무시하고 재정부담을 짊어지면서까지 경조사비를 낼 수는 없는 게 현실이라 청첩장이나 부고장을 받으면 걱정이 앞선다.


한인들이 경조사비와 관련해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경조사비를 줘야 할 것인지이다.

한인들이 경조사비를 줘야 하는 대상을 정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

청첩장이나 부고장을 받은 경우와 친밀 관계 정도가 그것이다. 한인 정서상 경조사비가 ‘사회적 품앗이’라는 개념과 함께 ‘인간 관계의 척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경조사비를 내겠다고 결정하고 나면 봉투에 넣을 ‘금액’이 또다른 고민거리로 다가온다.

미국 내 한인들의 경우 한국의 상황과는 달리 특별하게 정해진 경조사비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일명 ‘김영란법’상의 경조사비 허용가액인 5만원을 기본으로 해서 친밀도에 따라 10만원, 20만원 수준으로 하는 것이 일종의 사회적 합의로 굳어져 있다.

반면 한인 직장인들의 경우 100달러와 200달러 중 하나를 선택해 경조사비를 결정하는 사례가 많다. 인간 관계의 친밀도가 결정 요소다.

그저 얼굴 정도만 아는 경우 50달러를 경조사비로 주는 경우도 있지만 20달러 지폐 2장과 10달러 지폐 1장을 넣는 것이 상대방을 깎아 내리는 것 같다는 인식이 많아지면서 줄어드는 분위기다. 사업주는 직장인들보다 ‘큰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 관계는 물론 비즈니스 관계가 맞물려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자바시장에서 의류업체를 운영하는 한 한인은 “경조사비는 보통 300달러 선에서 결정되는데 직원일 경우는 500달러, 가까운 친인척이나 사업상 거래관계가 고려될 때에는 1,000달러까지 올라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조사비 기준으로 ‘동일가 원칙’이 있다. 경조사비를 받을 땐 ‘빚’이라고 생각하고 돌려줄 땐 ‘경조사비 장부’에 기재된 금액만큼 되돌려주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 같은 경조사비 기준과 관련해 한인들의 입장은 둘로 나뉜다. 한인들의 경조사비 문화를 상호부조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 반면에 체면치레를 위한 비용 치고는 너무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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