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50대 한인, 이혼소송 아내 찾아가 살해

2019-01-08 (화) 이인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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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틀랜타 근교 둘루스 범행후 자살기도 중태

50대 한인, 이혼소송 아내 찾아가 살해

7일 오전 한인 남편이 부인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조지아주 둘루스의 미용실 앞에서 현지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둘루스 경찰국 제공>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 한인 운영 미용실에서 이혼 소송 중이던 업주의 남편이 부인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하고 자신도 머리에 총을 쏴 자살을 시도하다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일어나 한인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사건은 7일 오전 애틀랜타 근교 한인 밀집지인 둘루스의 플레젠트힐 로드와 노스 버클리 레익 로드 교차로의 월마트 앞 상가에 있는 한인 운영 미용실 ‘엣지 토탈 헤어’에서 일어났다.

둘루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가해자 양모(59)씨가 총을 든 채 미용실 안으로 들어와 부인인 업주 이모(48)씨와 언쟁을 벌이다 갑자기 업소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모두 나갈 것을 요구했다.


이때 부인 이씨도 자리를 피하려 하자 양씨는 업소 밖으로 나가는 이씨를 향해 수차례 총격을 가했다. 총을 맞은 이씨는 미용실 바로 밖에 쓰러졌고 양씨는 다시 이씨의 머리에 총을 대고 소위 처형 방식으로 이씨를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양씨는 미용실 안에서 자신의 머리에도 총을 쏴 자살을 시도했다.

테드 사도스키 둘루스 경찰 대변인은 “신고를 접수 받고 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피해 여성은 미용실 입구에 쓰러져 사망한 상태였고, 가해 남성은 미용실 안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피를 흘린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편 양씨는 귀넷 메디컬 센터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7일 오후 현재 경찰은 피해자와 가해자 신원 및 범행 동기 등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발표는 미루고 있다. 그러나 사도스키 대변인은 “사고 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은 가해자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이혼 소송이 진행되자 홧김에 저지른 범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사건 당시 업소 내부에는 이씨의 딸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더욱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씨의 딸은 다행히 무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 양씨와 피해자 이씨 사이에는 현장에 있던 딸을 포함해 두 명의 딸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한인 미용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엣지 미용실은 숨진 이씨와 이씨의 큰 딸이 함께 운영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지인들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이미 이혼한 사이라고 알고 있을 정도로 이들 부부는 불화를 겪어 왔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사망한 이씨의 페이스북에는 딸이 생일을 축하하는 내용 등 딸들과의 단란한 모습이 올라와 있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으며, 피해자를 추모하는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이인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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