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 부실 운영 도마에

2018-12-18 (화)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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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년 시리즈 <4>뿌리교육 33년 윌셔사립초등 폐교

▶ “뿌리교육 센터로 유지” 한인사회 여론 무시하고, 임대 추진해 여론 뭇매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 부실 운영 도마에

윌셔사립초등학교 폐교 결정이 본보 보도로 지난 8월 처음 알려진 후 남가주 한국학원에서 해법 마련을 위한 긴급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박상혁 기자>

올해는 한인사회 유일의 정규 사립학교로 2세들의 뿌리교육을 표방해 온 남가주 한국학원 산하 윌셔사립초등학교가 갑작스런 폐교로 인해 한인사회에 충격을 줬다.

윌셔사립초등학교는 학생수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운영난으로 결국 문을 닫게 돼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의 부실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고, 이후 학교 시설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한인 차세대를 위한 뿌리교육 센터로 유지해야 한다는 한인사회 전체의 합의를 무시하고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임대 방안을 추진하는 등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 비판 여론이 고조됐다.

윌셔사립초등학교는 지난 1985년 한인 2세들의 뿌리교육을 위해 한국정부 지원금 100만 달러와 한인사회 모금 기금 등 360만 달러로 지난 1985년 남가주한국학원 소속의 ‘나성한국학교’(Los Angeles Hankook Academy)로 개교했다.


한인사회에서 유일하게 유치원에서 6학년까지 과정을 갖춘 정규 사립학교로 문을 열어 전성기 때는 재학생이 200여명에 달했던 윌셔사립초등학교는 그동안 운영난과 학생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오다 올가을 개교 33년 만에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윌셔사립초등학교는 지난 1990년대 학교운영이 활성화되자 무리하게 멜로즈 중·고교를 오픈했는데, 멜로즈 중·고교 운영이 잘 이뤄지지 않아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1999년 멜로즈 중·고교가 문을 닫았고 결국 그 여파가 초등학교까지 미쳤다.

이 같은 재정난은 학사 환경 악화와 학생 수 감소로 이어졌고 학생 수는 지난 2008년에 67명으로 급감했다. 올 봄 학기에는 학생 수가 18명에 불과해 정상적인 학사 운영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달했다. 이로써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는 2018년 가을학기부터 윌셔사립초등학교를 공식 폐교하기로 결정했다.

갑작스런 폐교 사태에 대해 한인사회는 한인사회의 자산인 학교 시설이 뿌리교육과 정체성 확립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는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LA 총영사관과 한인사회 각계 인사들은 총 세 번의 공청회·간담회를 통해 운영 부실로 폐교된 남가주 한국학원 산하 윌셔사립초등학교가 한인 차세대 뿌리교육을 위해 활용될 수 있도록 ‘코리안 아메리칸 청소년 교육센터’를 건립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 측은 윌셔사립초등학교 부실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혀 지지 않은 채 한인사회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인 임대방안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 사태의 해결 없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가 한인들의 성금과 한국정부 지원으로 조성된 한인사회 자산인 윌셔사립초등학교 시설 활용 방안과 관련해 한인사회의 대의를 무시하고 독자 운영 방안을 계속 고집하고 나옴에 따라 현 이사회를 해체해 윌셔사립초등학교 부실 운영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이사진 전원을 퇴진시키고 범 한인사회 차원의 새로운 재건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상황이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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