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 교육구 돌연 욱일기 제거 번복

2018-12-18 (화)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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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의견 수렴할 터”

LA 교육구 돌연 욱일기 제거 번복

LA 통합교육구가 한인사회 단체들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제거하기로 합의했다가 갑자기 입장을 번복한 LA 한인타운 케네디 스쿨의 벽화. <박상혁 기자>

LA 통합교육구(LAUSD)가 LA 한인타운 공립학교인 로버트 F. 케네디 커뮤니티 스쿨 체육관 외벽에 그려져 있던 욱일기 연상 벽화 제거 결정을 번복해 파장이 예상된다.

욱일기 문양 벽화의 문제점을 지적한 한인 커뮤니티 단체들과의 합의에 따라 올 겨울방학 중 이 벽화를 제거하고 새로운 벽화 제작을 모색하기로 했던 교육구 측이 17일 커뮤니티의 또 다른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겨울방학 중 벽화 제거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날 NBC 뉴스가 보도했다.

이는 해당 벽화의 작가인 보 스탠튼과 교육구 관계자들이 지난주 한인사회 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이 벽화가 일본 제국주의 욱일기 문양을 연상시켜 한인들에게 상처를 준 데 사과하고 벽화 제거에 합의한 것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교육구 측의 이같은 입장 번복은 예술계를 중심으로 이번 벽화 제거 결정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LA타임스는 케네디 스쿨에 그려져 있는 또 다른 벽화의 작가인 셰퍼드 페얼리가 스탠튼의 벽화 제거 결정에 항의하면서 그럴 경우 자신의 벽화도 제거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NBC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LA 교육구의 유진 허난데스 담당 행정관은 17일 이메일을 통해 “벽화 제거에 앞서 더 많은 대화와 검토가 필요하다”며 “벽화 제거를 위해 즉각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이며, 겨울방학이 끝난 이후 더 많은 의견수렴 절차를 갖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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