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경장벽 예산 정면충돌… ‘셧다운’위기 고조

2018-12-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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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군대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건설, “ 민주“연방정부 마비 땐 책임져야”경고

국경장벽 예산 정면충돌… ‘셧다운’위기 고조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민주당 원내대표(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 두 번째)와 첫 슈머(민주·뉴욕) 상원 원내대표가 지켜보는 가운데 11일 워싱턴 백악관 회동 도중 설전을 벌이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야당인 민주당 의회 지도부가 11일 만나 예산안 처리를 협의했으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예산안 처리 시한(21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뤄진 회동에서 양측이 취재진 앞에서 설전을 벌일 정도로 가파르게 대치, 한치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함에 따라 또다시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비용 50억 달러를 반영해 예산안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불법 이민의 온상인 멕시코 국경 문제를 “국가적인 비상사태”라고 거론하며 “의회가 장벽 건설에 50억 달러를 배정한다면 굉장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에 물어보면 알 수 있다”며 장벽 건설의 효과도 장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장벽 건설 비용이 원하는 만큼 반영되지 않으면 설령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서명을 거부해 연방정부 업무를 중단시킬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어쨌든 간에 장벽은 건설될 것”이라고 자신하며 “나는 국경보안 때문에 연방정부를 셧다운 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만약 연방정부 마비 사태가 발생한다면 이는 “트럼프 셧다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국경장벽’이 아니라 ‘국경보안’ 명목으로 13억 달러를 배정할 수는 있다고 했다.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특히 결국 장벽이 건설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 11·6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8년만에 하원을 탈환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았다.

그는 “하원 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둔 민주당의 리더 자격으로 내가 이 자리에 가져온 힘을 (마음대로) 특징짓지 마라”고 말했다.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모든 선거에는 결과가 따른다”며 의회 지형 변화에 따른 역학 변동을 예고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그가 울화통을 터뜨리면 그의 장벽을 갖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셧다운을 초래해 많은 사람이 다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놀랄만한 공개적인 입씨름은 아무런 결실 없이 크리스마스 직전인 다음 주말에 부분적인 연방정부 폐쇄 가능성을 높인 채 끝났다”고 보도했다.

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민주당이 장벽 건설 예산 편성에 반대하면 군대를 동원해서도 장벽을 짓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민주당은 정치적인 이유와 그들이 지금까지 너무 좌파 쪽으로 끌어당겨 졌기 때문에 국경 안보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누구나 올 수 있는 열린 국경을 원한다”며 “그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싸울 것이고 낸시는 하원의장이 되기 위해 표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장벽은 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얼마나 많이 장벽이 이미 지어졌는지 아직 깨닫지 못한다”며 “만약 민주당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표를 주지 않는다면 군대가 장벽의 나머지 부분을 건설할 것이다. 그들은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회는 당초 7일까지였던 예산안 처리 시한을 21일까지 늘리기로 했다. 21일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셧다운이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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