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려욱, 군대에서 돌아온 ‘너에게 취해’

2018-12-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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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욱, 군대에서 돌아온 ‘너에게 취해’

ⓒSM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려욱(31)은 지난 1년9개월 군대에 있는 동안 깨달았다. 2005년 데뷔 이후 잊고 있었던 것을.

"제가 언제까지나 스타일 수 없고, 제가 언제까지 슈퍼주니어로 활약할 줄도 모르죠. 그런 점을 가르쳐 주고 상기시켜 준 시간이 아닐까 해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지식을 배웠고, 힘든 훈련도 있었지만 지녀야 할 마음가짐과 기본적인 도리를 새삼 깨닫게 만들었습니다."

4일(이하 한국시간기준) 서울 청담동 SM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려욱은 군대 시절의 습관이 남아 머리 스타일도 스스로 매만진 것이라면서 "예쁘죠?"라며 웃었다. "군악대에서는 항상 깔끔하게 보이기 위해서 단정하게 단장을 해야 했거든요."

려욱은 2016년 10월 현역 입대했다. 충북 증평 육군 37사단 군악대에서 복무했다. 모범적인 군 생활로 소문이 났다. 실제로 선임, 후임들과 친하기로 유명하다. "사실 오늘 오후에도 군대 모임이 있다"며 즐거워했다.


"군대 선임, 동기, 후임들과 샤워도 스스럼없이 해요. 고민하는 것도 다 털어놓죠. 함께 고민해주고 해결해주는 부분도 있어요. 마음이 안정이 되더라고요. 원래 안 먹는 냉동식품도 굉장히 많이 먹었는데, 매일매일 먹어도 안 질리는 소소한 재미도 있었죠."

전역 이후 려욱의 모습은 한결 달라졌다. 2016년 1월 발매한 첫 솔로 앨범 '어린왕자'라는 제명처럼 려욱은 다소 부드럽고, 어쩌면 연약할 수 있는 이미지도 지니고 있었다.

려욱은 "할 수 있는 것들, 할 수 없는 것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면서 "자신감도 생긴 것 같아요. 2년 동안 많이 바뀌게 되더라"고 인정했다.

려욱은 사실 슈퍼주니어가 첫 번째 군대 같았다고 돌아봤다. 10여명이 넘는 남자들이 뭉쳐 규율이 엄격한 연습생 생활을 거쳤으니 그럴 만도 하다. "열아홉살에 작은 부대에 들어간 느낌이라 쉽지 않았죠. 그런데 군악대 초반에 슈퍼주니어 초반 기억으로 인해 훨씬 더 잘 할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군대는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됐죠."

려욱이 솔로 앨범으로는 약 3년 만인 11일 발표하는 두 번째 미니앨범 '너에게 취해'는 려욱의 음악적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음반이다. 팝 발라드 타이틀곡 '너에게'는 감성적인 피아노 선율과 려욱의 청아한 목소리가 어우러졌다. 후반부로 갈수록 격정으로 치닫는 이야기와 오케스트레이션이 맞물리며 웅장함을 선사한다.

려욱은 정통 R&B 팝 '우리의 거리' 등 이번 앨범에 실린 7곡 모두 대중성과 잘 맞아 떨어진다고 확신했다. "려욱이가 이런 노래들도 잘 부르고, 음반도 좋다는 소문이 났으면 해요"라고 바랐다.

지난 9월 열린 클래식 음악 축제 '파크 콘서트'에서 소프라노 조수미(56)와 호흡을 맞추고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슈퍼주니어의 히트곡 '쏘리 쏘리'도 부른 려욱은 군대에서 음악적 고민도 많이 했다.

"군대에 있을 때 성악을 한 선임이 있었어요. 독일에서 공부하고 박사까지 한 서른 세 살 형이었는데요, 그 형이 휴가를 나가면 제가 성악 발성으로 애국가도 불러야 했습니다. 대중 가수로서 '이런 것을 할 수 있구나'라고 배우기도 했죠. 조수미 선생님은 '려욱이 노래를 잘 하는데 공부를 더 해봐라'고 가능성도 봐주시고요. 앞으로 다양한 방면으로 더 공부를 해볼 생각입니다."


려욱은 이미 입대 전부터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히는데 애써왔다. 2011년 '늑대의 유혹'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뒤 '하이스쿨 뮤지컬' 등에 나왔다. 아이돌로는 이례적으로 '여신님이 보고계셔', '아가사' 등 소극장 뮤지컬에도 출연했다.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으로 연극에도 데뷔했다.

"한번 사는 인생이잖아요. 보기보다 어울리지 않게 깡도 있어요. 하고 싶은 것이 굉장히 많았는데 소속사(SM) 덕분에 실현이 됐죠. 아직 본격적인 연기는 욕심 같고 우선 뮤지컬을 잘 하고 싶어요. 원래 겹치기를 잘 안 했는데 전역한 이후 슈퍼주니어 앨범 발매와 콘서트, 일본에서 뮤지컬 '광염소나타'에 출연하고 이번에 솔로 앨범까지 내면서 숨 가쁘게 활동해왔죠. 그렇게 당분간은 시간을 하나 하나 쪼개가면서 잘 활용하고 싶어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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