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삿짐센터’ 가장 주택털이

2018-12-03 (월) 12:00:00 이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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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빈집 노려, 게이트 단지까지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최모씨(58)는 최근 휴가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사이 도둑을 맞았다. 게이트단지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별 일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도둑들이 이삿짐센터 직원들로 위장해 단지 내로 들어와 이삿짐을 옮기는 척 최씨 집에 있는 귀중품을 모두 가져갔다. 최씨는 “이웃들이 ‘이사 하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할 정도로 매우 자연스럽게 모든 물건들을 훔쳐간 것 같다”고 말했다.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정모씨(47)는 타운하우스 앞에 배달돼 있던 소포 2박스가 지난 주말 분실됐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글렌데일 등에서는 차를 타고 다니며 연말에 부쩍 많아지는 소포를 훔쳐가는 범죄가 부쩍 늘었다.

연말을 맞아 여행, 모임 참석 등의 이유로 집을 비우는 주민들이 많아지며 도둑의 침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집을 비운 동안 배달된 소포분실 뿐만 아니라 게이트 아파트에 자연스럽게 침입해 일을 벌이는 등 갈수록 도둑들의 절도 방법이 치밀해지고 있기 때문에 한인들을 포함한 남가주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연방수사국(FBI)의 통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시즌인 12월에 미국의 주택절도는 매년 평월 대비 최대 18% 증가할 만큼 기승을 부린다. 2015년 연말에만 미국 전역에 58만 건의 절도사건이 접수됐는데 이 중 66%가 주택절도 사건이었다. 경찰은 이 중 증인 또는 증거부족의 이유로 단지 13%의 사건의 범인을 잡는데 그쳤으며 주택절도로 인해 발생한 피해액은 약 140억 달러에 달했다.

최씨의 경우는 아파트 단지 내 모든 출입자가 경비원이 위치한 포스트를 거쳐야 한다는 점 때문에 집의 경보 및 보안시스템 작동을 다소 소홀히 했는데 도둑들은 이런 심리를 역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

도둑들이 더욱 대담한 것은 이삿짐센터 직원들로 위장해 대낯에 범행을 실시한 것이다.

LAPD는 공식 웹사이트, 트위터 등을 통해 ▲집안에 어느 정도의 불을 켜둘 것 ▲유리창 앞에 쇠창살이나 특수유리를 사용할 것 ▲소리가 나는 알람을 설치 할 것 ▲비디오 모니터링을 할 것 ▲귀중품이나 현금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보관할 것 등을 권고하고 있다. 또 ▲자신이 집을 비운다는 사실을 소셜미디어(SNS)에 노출시키지 말 것 ▲스마트폰으로 내부를 살필 수 있는 CCTV를 설치하고 알람을 켜둘 것 ▲현금 휴대를 최소화하고 지갑은 몸에 휴대할 것 ▲귀중품은 반드시 금고 등 자신만 아는 안전한 곳에 보관할 것 등을 안내하고 있다.

경찰은 연말에 배송되는 소포와 우편을 가로채는 이른바 ‘현관 해적들’(porch pirates)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소포 및 우편물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무인택배함을 이용하거나 이웃에게 우편물 수취를 부탁해고 집으로 배송할 경우 수취인 서명이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이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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