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망명 꿈 가물가물… 일부 캐러밴 ‘집으로’

2018-11-30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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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환경과 불투명한 미래에 좌절한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 중 일부가 스스로 고국으로 발걸음을 되돌리고 있다.

29일 멕시코 일간 밀레니오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와 국경이 접한 티후아나시에서 미국 망명신청을 기다리던 350명이 모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이민 당국에 전달했다.

멕시코 이민청(INM)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105명의 이민자를 본국으로 되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본국으로 돌아간 이민자의 대부분은 온두라스인이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고국행을 택한 것은 티후아나 보호소의 환경이 열악해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데다 미국이 캐러밴의 불법 입국과 망명에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미국 입국의 희망이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먼저 티후아나에 도착한 뒤 미국 망명심사를 대기 중인 이민자들이 많은 가운데 미국 이민 당국이 최근 국경에 도착한 캐러밴의 망명신청 신규 접수를 더디게 처리하는 바람에 수개월 동안 기약 없이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자들이 미국의 망명심사가 끝날 때까지 멕시코에 머물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국으로 돌아가기로 작정한 온두라스 출신인 울리세스 로페스는 “우리는 가난과 폭력을 피해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에 길을 나섰다”면서 “미 국경에 도달한 지금 우리의 꿈이 지옥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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