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구글 ‘모기와의 전쟁’ 성과

2018-11-30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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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즈노서 95% 박멸

구글 ‘모기와의 전쟁’ 성과

구글이 모기 박멸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연합>

정보기술(IT) 업계의 공룡 구글이 지난해 착수한 모기 박멸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생명과학 사업부문인 베릴리(Verily)가 올해 캘리포니아 프레즈노 카운티에서 모기의 개체 수를 95%나 줄이는 성과를 냈다고 28일 보도했다.

베릴리가 겨냥하는 것은 모기에 물려 가려운 발목이나 손등만이 아니다. 열대지역과 아열대지역에서 모기는 가장 치명적인 동물 중 하나다. 뎅기열이나 치쿤구니야 열병, 지카 바이러스 등을 전파하기 때문이다. 모기에 물려 걸린 질병으로 매년 수만 명의 사람이 죽고, 수백만 명이 감염으로 고생한다.


프레즈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남동쪽으로 약 260㎞ 떨어진 도시다. 이 동네에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가 처음 나타난 것은 2013년이다. 이집트숲모기는 이 지역의 토착종이 아니지만 일단 유입되자 무서운 속도로 번식했다.

카운티 정부는 집중적으로 광범위한 모기 박멸 노력을 기울였지만 실패했다. 특히 대부분의 모기와 달리 이집트숲모기는 사람의 거주지에 알을 낳고 서식했기 때문에 주민들은 마당이나 현관에 나가기를 꺼리게 됐다.

카운티 정부는 2016년 과학자 스티븐 돕슨과 그의 회사 ‘모스키토메이트’와 손잡았다. 돕슨의 연구소는 수컷 이집트숲모기를 볼바키아(Wolbachia) 박테리아에 감염시키는 기술을 고안해냈다.

이 박테리아는 평범한 자연 박테리아지만, 이에 감염된 수컷 모기와 짝짓기한 암컷 모기가 낳는 알은 불임이 된다. 부화하지 않는 것이다.

구글이 이 프로젝트에 합류한 것은 지난해다.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를 기르고 방사하는 데 더 선진화된 기술을 도입하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였다.

올해 시행된 2차 시험에서는 6개월간 1,500만 마리 이상의 수컷 모기를 풀어놓은 결과 무려 95%나 모기 개체 수를 줄였다. 작년의 실험 성과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수정한 결과다.

올해 6월 호주의 퀸즐랜드 주 이니스페일에서 마무리된 실험에서도 모기를 80% 줄이는 데 성공했다.

실험 자체는 성공적이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최대 걸림돌은 비용이다.

질병을 옮기는 모기들이 멸종했을 때 생태계에 교란이 생길지도 뚜렷하지 않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들 모기가 없어도 괜찮다고 말하지만, 생태계 내 모기의 역할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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