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90대 한인 노부부 “결혼 75주년 됐어요”

2018-11-15 (목) 뉴욕-금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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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저지 조병철 목사 부부

90대 한인 노부부 “결혼 75주년 됐어요”

결혼 75주년을 맞은 조병철(96) 목사와 김학인(93) 여사 부부.

90대 한인 노부부가 결혼 75주년을 맞아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팍에 거주하는 조병철(96) 목사와 김학인(93) 여사 부부다.

지난 1943년 전도사 시절이었던 조 목사는 한국의 충청남도 부여군에서 부인인 김씨를 중매로 만나 한 눈에 반한 후 그해 11월28일 백년가약을 맺었다. 당시 신랑의 나이는 23세, 신부는 18세였다.

조 목사 부부는 당시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서양식으로 결혼식을 올리면서 부여군에서는 최초로 면사포를 쓴 신부로 화제를 낳기도 했다고 한다.


슬하에 2남3녀의 자녀를 둔 조 목사 부부는 뉴저지 메투첸으로 먼저 이민을 온 큰 딸의 가족초청으로 1977년 미국으로 건너와 지난 1995년까지 20년 가까이 뉴저지 중부 한인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며 주변에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살아왔다.

조 목사 부부는 지난 10일 팰리세이즈팍의 시루 연회장에서 자녀 가족들과 친지들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 75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75년 동안 해로하고 있는 결혼생활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조 목사 부부는 “신앙심을 바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려고 노력하는 삶을 살아온 덕분”이라고 답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조 목사의 자녀들은 신앙심을 바탕으로 자신들을 훌륭하게 키워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전했다.

조 목사의 막내 딸인 조인교(57)씨는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본 적이 없으며, 어머니 또한 아버지에게 크게 반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것이 바로 두 분이 서로 존중하는 방법인 것 같다”면서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욕-금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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