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우디 암살팀, 카슈끄지 살인 후“보스에게 전해”

2018-11-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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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살만 왕세자가 개입했다는 명백한 증거” 전문가

사우디 암살팀, 카슈끄지 살인 후“보스에게 전해”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를 주모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3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개막식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AP/뉴시스]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서 살해됐을 당시의 정황이 담긴 녹음본에 암살팀이 전화로 "당신 보스에게 전해(tell your boss)"라고 말한 음성이 녹음된 것으로 드러났다.

터키와 미국 당국은 해당 음성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개입됐다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는 "꽤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터키 정보당국이 수집한 카슈끄지 살해 녹음본 내용을 잘 알고 있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 카슈끄지 살해 직후 암살팀장이 누군가에게 전화해 이같이 임무 완수를 알리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스'가 누군지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녹음본을 들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부(CIA) 국장을 비롯해 미 정보당국은 빈 살만 왕세자를 지칭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터키 정보당국은 미국 측에 왕세자 경호원이었던 마헤르 압둘아지즈 무트렙이 전화를 걸어 말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CIA 출신 브루스 리델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은 "이런 류의 전화는 '결정적 증거(smoking gun)'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꽤 명백한 증거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터키 당국자들은 해당 녹음본이 빈 살만 왕세자를 연루시킬만한 결정적 증거는 아니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무트렙이 왕세자의 명령에 대해 부정확한 이해를 했을 수도 있고, 그가 언급한 '보스'가 왕세자라는 확신은 없다는 것이다.

한편 사우디 정부는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에 대해 어떤 사전지식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며 여전히 왕세자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우디 측은 '당신 보스에게 전하라'는 녹음본에 대해서는 "터키 당국이 우리측 관계자들에게 녹음 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허락해서 들어봤지만 그런 내용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NYT는 터키 당국이 다수의 녹음본을 갖고 있으며, 선별적으로 관련 음성을 공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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