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득주도 성장 고수… 야당 “경제수장 왜 바꿨냐” 맹공

2018-11-13 (화)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작게 크게

▶ 경제부총리 지명 홍남기, 정책실장 임명 김수현

▶ “정책기조 수정계획 없다” 한국당, 대통령 해명요구

소득주도 성장 고수… 야당 “경제수장 왜 바꿨냐” 맹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로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경제 정책 투톱’을 교체했다. 그리고 경제 부총리 후임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내정하고, 청와대 정책실장 후임에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을 임명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가 경제 악화 원인으로 지목돼온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자 보수 야당은 맹공을 가했다.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은 1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등 현정부의 3대 경제 정책 기조에 대해 “분리할 수 없이 묶인 패키지”라며 “속도·성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의 방향에 대해선 전혀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궁극적으로 포용국가를 달성하려는 방향은 명확하다”면서 “경제 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나의 팀으로 임하겠다”고 말해 자신과 경제 부총리의 엇박자 불식을 약속했다. 김 실장은 경기 전망에 대해선 “경제 하방 압력이 높아지고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누적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이를 위기냐 아니냐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 부총리 후보자도 지난 9일 “소득주도성장은 논쟁하기보다 앞으로 추진하되, 일부 문제점이 제기됐다면 조정·보완하면 된다”고 경제 정책기조 유지 입장을 밝혔다. 홍 후보자는 “올해 성장률이 당초 정부 생각(2.9%)에 못 미칠 것”이라며 “내년 경제도 어렵지만 국민들이 희망을 갖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12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소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고용 상황을 엄중하게 생각한다”며 “통계의 향방이 앞으로 경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굉장히 중요한 사인인 것 같아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2일 비대위 회의에서 “정책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면 도대체 사람을 바꾼 이유가 무엇인지 대통령이 해명해야 한다”면서 “마치 대국민 선전포고라도 하는 듯한 태도에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여당일 때에는 특히 성장을 생각해야 한다”며 “아니면 차라리 야당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좌편향 경제 정책을 고수하고 청와대 중심의 경제 운용을 하면서 왜 사람을 바꿨느냐”고 비판한 뒤 문 대통령이 기업·시장 친화적인 경제 철학으로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적재적소 인사’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11일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회전문 인사’ ‘코드 인사’라는 야당의 비판에 대해 “대통령은 당연히 자신의 국정 운영 방향과 맞는 사람을 쓸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홍남기 경제 부총리 후보자는 박근혜정부 때도 청와대 비서관으로 일했던 정통 관료”라고 반박했다.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