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떠오르는 이낙연·황교안 ‘대선주자 판도’ 흔들린다

2018-11-13 (화)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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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보수 선두 부상… 홍준표·안철수는 주춤, 각각 이재명·박원순과 유승민·오세훈에 앞서

▶ 지난 대선 패배자·막판 다크호스 등 혼전 예상

떠오르는 이낙연·황교안 ‘대선주자 판도’ 흔들린다

이낙연 총리가 지난 9일 제56회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

떠오르는 이낙연·황교안 ‘대선주자 판도’ 흔들린다

지난 9월 출판기념회를 갖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모습. <연합>


문재인 대통령 취임 1년6개월을 맞아 벌써부터 여야에서 누가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가 될 것인지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지지율 추이와 여야 유력 주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재집권과 정권 교체 중 어느 쪽으로 기울어질지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1987년 개헌 이후 대선에서 승리한 김영삼 김대중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직전 대선이나 대선후보 경선에서 2위를 했다가 대권 고지에 올랐다. 반면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직전 대선에서 유력 대선주자 그룹에 들어가지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에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뒤 당선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당선 이후 지지율을 끌어올려 새로운 유력 주자로 부상한 뒤 2007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2022년 대선에서는 기존의 유력 주자, 새로 떠오른 잠룡, 막판 다크호스 중 어떤 사람이 여야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까.


범여권에선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대선후보 경선을 치른 이재명 경기지사와 막판에 경선을 포기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기존의 유력 주자로 볼 수 있다. 범야권의 기존 유력 주자로는 지난해 대선에서 2, 3, 4위를 기록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바른미래당 소속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 등이 있다. 하지만 최근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는 기존 주자들보다는 새롭게 부상한 일부 잠룡들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온다. 또 현재 대세론을 형성하기 시작한 뚜렷한 유력 주자가 없는 상황이어서 막판 다크호스의 등장 가능성도 적지 않다. 따라서 여야의 차기 대선주자 경쟁 구도는 유동성이 큰 ‘플루이드’(fluid) 상태라고 할 수 있다.

10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범진보 진영에서는 이낙연 총리가, 범보수 진영에서는 황교안 전 총리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0월29일부터 11월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범여권·무당층(더불민주당·정의당·민주평화당 지지층과 무당층 응답자 1,690명, 표본오차 ±2.4%포인트)을 대상으로 한 범진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낙연 총리가 9월 대비 2.7%포인트 상승한 18.9%로 1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4.2%포인트 상승한 11.3%로 지난달 5위에서 2위로 올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2%포인트 하락한 10.5%로 3위, 김경수 경남지사는 1.3%포인트 하락한 10.3%로 4위,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1%포인트 상승한 10.2%로 5위를 기록했다. 그 다음은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6.5%),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3.3%), 추미애 민주당 전 대표(2.8%) 이해찬 민주당 대표(2.7%), 송영길 민주당 의원(2.3%) 순이었다.

범보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보수 야권·무당층(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지지층과 무당층 응답자 1,122명, ±2.9%포인트)에서 황교안 전 총리가 9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28.0%를 기록하며 독주했다. 이어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2.2%포인트 올라 12.9%로 2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3.2%포인트 상승해 10.3%로 3위를 기록했다. 그 다음은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8.1%),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5.2%), 원희룡 제주지사(4.1%), 김문수 전 경기지사(4%),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3.6%), 김무성 한국당 전 대표(2.8%),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0.8%)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 전체(2,506명, ±2.0%포인트)에서는 황교안 전 총리 14.8%, 유승민 전 대표 14.7%, 오세훈 전 시장 7.7%, 홍준표 전 대표 6.1%, 손학규 대표 6.0%, 안철수 전 대표 5.6% 순으로 집계됐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범진보에선 이낙연 총리가 새로 부상한 유력 주자임을 알 수 있다. 기존 주자인 박원순 시장과 이재명 지사는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은 지지율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경수 경남지사, 김부겸 행안부 장관, 임종석 비서실장 등이 세대교체 주자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범보수에선 황교안 전 총리가 새롭게 떠오른 유력 주자이다. 유승민 의원의 지지율은 전체 응답자에선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지만 실질적 지지층인 보수층만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다소 하락한다. 지난 대선에서 각각 2,3위를 기록한 홍준표·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는 이들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범보수에선 뚜렷이 부각된 대선주자가 적은 편이어서 다크호스 등장 가능성이 범진보권보다 더 크다.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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