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마존 “인증 못받으면 애플제품 못팔아”

2018-11-13 (화)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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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부터 대리점 계약, 제3자업체 판매불허

아마존 “인증 못받으면 애플제품 못팔아”

내년부터 공식인증을 받지 않은 영세 유통업자들이 애플 제품을 아마존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AP]

아마존에서 애플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인을 비롯한 많은 영세 유통업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아마존과 애플 간 공식 판매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아마존에서 비공인 업체의 애플 제품 판매가 내년부터 허용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0일 CNN 등은 아마존이 애플과 판매 대리점 계약을 맺고 전 세계 시장에 애플 제품 판매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이 판매하는 애플 제품은 신형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폰XR(텐알), 애플워치 시리즈4 등 제품이다.

비츠 헤드폰 등은 직접 판매 대상에서 제외됐다.

양사의 협약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인도 등이 대상국이 될 예정이다.

이번 판매 계약은 아마존과 애플 양사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 나온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 대목을 앞둔 아마존으로서는 애플의 최신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애플 역시 아마존이라는 세계 최대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보하게 돼 가장 확실한 애플 대리점을 얻은 셈이다.

매출 부진으로 돌파구가 필요한 아마존과 애플에게 이번 판매 계약은 일종의 ‘윈윈’(win-win)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아마존과 애플 양사의 협약으로 한인을 비롯한 많은 비공인 판매업체들이 앞으로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아마존에선 ‘제3자 판매업자’들이 개별적으로 애플 제품을 판매해왔다.


이들 업자들은 대부분 ‘비공인’ 판매업자들이다. 비공인 판매업자란 애플과 대리점 계약을 맺지 않고 자체적으로 물건을 구해 온라인 샤핑몰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도매업자를 말한다.

대부분이 영세한 비공인 판매업자들 덕분에 아마존에서 애플 제품의 가격대가 그만큼 다양할 수 있었고 단종된 모델도 구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아마존에서 애플 제품을 판매하려는 업자들은 애플을 통해 직접 판매업자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아마존에서 애플의 공인 판매업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내년 1월4일 이후로는 인증 받지 않은 판매업자들의 애플 제품을 아마존 목록에서 삭제하겠다고 지난 9일 판매자들에게 통보한 상태다.

한 한인 판매업자는 “이메일을 통해 지난주 비공인 업자의 리스트 제거 조치를 전달 받은 상태”라며 “영세업자들이 애플과 이제 직접 거래를 하지 않으면 아마존에서 애플 물건을 판매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 판매업자들에 따르면 아마존에서 애플의 공인 판매업자로 등록하는 일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판매업자들이 애플의 인증을 받으려면 연간 제품 구매량의 최소치를 구매해야 하는데, 분기별로 250만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영세업자들이 감당하기에는 과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한인 판매업자들이 아마존을 포기하고 이베이로 판매처를 옮기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미국내 온라인 판매 점유율에서 아마존이 49.1%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이베이는 6.6%에 그쳐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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