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일째 집에 못 들어가’ ‘연기로 숨쉬기도 고통’

2018-11-12 (월) 12:00:00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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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깥 출입 못하고 집안서도 마스크, 대학들 앞당겨 감사절 방학 들어가

▶ ■ 산불피해 주민들 모습

‘3일째 집에 못 들어가’ ‘연기로 숨쉬기도 고통’

벤추라 지역 산불로 인해 밸리 태프트 하이스쿨에 마련된 셸터에 대피한 주민들이 이야기를 하고있다. [AP]

‘3일째 집에 못 들어가’ ‘연기로 숨쉬기도 고통’

샌타모니카 산악지대에서 주민들이 말리부 산불로 인해 치솟는 연기를 바라보고 있다. [AP]


지난 8일 남가주와 북가주에서 동시에 발생한 대형산불로 해당지역 주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고온건조한 날씨와 산타애나 강풍으로 인해 인명 및 재산피해 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며, 산불의 영향권에 포함된 지역에 사는 한인 중 상당수가 주말인 10~11일 집을 등지고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는 등 가주 전체가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남가주와 북가주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은 벤추라 카운티 2개(울시 파이어, 힐 파이어)와 북가주 뷰트 카운티 1개(캠프 파이어)등 총 3개다.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벤추라 카운티 사우전옥스 지역에서 발화한 ‘울시 파이어’는 시속 60~70마일에 달하는 강풍을 타고 확산되면서 인근 LA 카운티 말리부, LA카운티 북부 아고라 힐스와 웨스트레익 빌리지, 캘라배서스는 물론 시미밸리와 서부 샌퍼난도 밸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번 산불로 사우전옥스, 웨스트레익 빌리지, 아고라힐스, 캘라배서스 일대와 말리부 시 전체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져 25만여명이 셸터나 가족·친지에게로 대피했으며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화마를 피해 부랴부랴 안전장소로 피신하거나 집에서 버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한인들에게 인기 높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지난 주말 이틀동안 하루종일 산불영향권에 든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글로 홍수를 이뤘다. 한 한인은 “산불 발생지역 인근에 거주하는데 산불 연기 때문에 아파트 안에서도 숨 쉬기가 힘들다”며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UCLA 캠퍼스가 위치한 웨스트우드에 거주하는 한인 양모씨는 “온 동네가 산불 연기로 뿌옇게 변했을 뿐 아니라 재가 날아다녀 목이 따갑다”고 말했다. 토요일인 10일 아들과 함께 팔로스버디스에 있는 친구집을 방문한 김모(45)씨는 “LA에서 남쪽으로 40~50분 떨어져 있는 팔로스버디스도 산불의 영향으로 공기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친구 가족과 해변가에서 산책을 계획했었으나 나쁜 공기 때문에 취소하고 집 안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산불발화지에서 멀지않은 말리부에 거주하는 한인 박모씨는 “대피령이 떨어진데다 산불로 인해 공기도 탁하고 불길이 더 번질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지난 9일부터 거주하는 동네에서 35마일 가량 떨어진 곳에 겨우 호텔을 잡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산불이 완전히 진압돼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샌퍼난도 밸리 노스리지에 있는 한인 수퍼마켓 관계자는 11일 “산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피한 한인 중 일부는 주말에 마켓에 전화를 걸어 주문한 음식을 취소하기도 했다”며 “산불 때문에 난리”라고 말했다.

◎…많은 한인이 재학중인 말리부의 페퍼다인 대학은 울시 파이어로 인해 땡스기빙 연휴가 끝날때까지 말리부 메인 캠퍼스와 캘러배서스 캠퍼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대학측은 오는 26일 캠퍼스를 다시 오픈할 방침이며 그 때까지 온라인과 이메일 등을 통해 수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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