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특기자 비자(O) 수상해”… 상원, 엄격심사 촉구

2018-11-12 (월)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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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1B 대체 수단 각광, O비자로 취업 30만명

전문직 취업비자(H-1B) 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특기자 비자’(O)가 각광을 받고 있다. O 비자 발급은 10년 새 3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 기업들이 H-1B 대신 O 비자로 외국인을 채용하는 사례가 최근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연방 상원이 이민 당국에 O 비자 발급을 엄격히 관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기까지 했다.

예술가나 체육인들을 위한 특기자비자로 알려진 O 비자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O 비자가 H-1B 비자와 달리 연간 쿼타 제한이 없어 무제한 발급이 가능한데다, 과학이나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입증할 경우 비자를 받기가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또 O 비자는 취업이 가능하고 연장에도 큰 제한이 없다.


공화당 척 그래즐리 상원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6년 3만여명이었던 O 비자 취득자는 2014년 8만 3,000명으로 늘었고, 2016년에는 1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래즐리 상원의원은 “현재 미 기업에 취업하고 있는 O 비자 외국인은 30여만명에 달하고 있을 정도”라며 “O 비자가 H-1B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어, 이민당국은 O 비자 심사를 엄격히 하고, 발급과정을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래즐리 의원은 O 비자가 자칫 미 기업들의 외국인 채용을 위한 편법수단으로 악용되거나 사기성 신청이 늘어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O 비자가 각광을 받자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까지 개발될 정도.

그래즐리 상원의원은 지난 8월 이민당국에 보낸 서한에서 샌타모니카 소재 소프트웨어 업체인 P사가 H-1B 비자 추첨에서 탈락자와 기업들이 O 비자를 손쉽게 신청할 수 있도록 새로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들은 미 기업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업체는 O 비자를 ‘새로운 H-1B 프로그램’으로 부르며, H-1B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수단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프랜시스 시스나 USCIS 국장은 지난 달 척 그래즐리 상원의원에게 보낸 답신에서 2018회계연도에 발급된 O비자는 2만 2,492개로 2017년의 2만 3,756개 보다 더 줄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스나 국장이 밝힌 수치에는 O비자 취득자의 동반가족에게 발급되는 O-3비자 발급건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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