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참혹·야만 치닫는 사우디언론인 의혹… “용의자, 귀국후 사고사”

2018-10-18 (목)
작게 크게

▶ 터키 매체 “카슈끄지 실종 연루 의심 사우디 일행 중 1명 교통사고로 사망”

▶ 용의자 일행 면면 속속 보도… “카슈끄지 도착전 뼈절단용 톱 영사관 반입”
유력 일간지 “진상 아는 사우디 총영사 신변 위태로울 수도”

참혹·야만 치닫는 사우디언론인 의혹… “용의자, 귀국후 사고사”

사우디 영사관저 2차 수색 나선 터키 경찰[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실종사건에 연루됐다고 의심을 받는 사우디 '요원' 일행 중 한 명이 귀국 후 사망했다고 터키 매체가 보도했다.

터키 친정부 일간지 예니샤파크는 18일(현지시간)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실종된 당일 이스탄불을 다녀간 사우디인 일행 가운데 마샬 사드 알보스타니 사우디공군 중위가 '수상한'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익명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보스타니 중위는 앞서 다른 친정부 일간지 '사바흐'가 카슈끄지 실종에 연루됐을 것으로 의심된다며 얼굴을 공개한 사우디 '요원' 일행 15명에 포함된 인사다.


예니샤파크는 보스타니 중위가 귀국 후 의심스러운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보도하면서도, 사고의 구체적인 경위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터키 경찰은 이날 약 9시간에 걸쳐 영사관저 수색을 마치고 새벽에 철수했다.

'미들이스트아이'(MEE) 등 일부 매체는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에서 살해되고 영사관저에 매장됐다는 의혹을 앞서 제기했다.

경찰의 감시 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으로 들어가고 약 두 시간 후 외교번호판을 단 검은색 밴 등이 차량 여러 대가 총영사관에서 영사관저로 이동했다.

이날 일간지 사바흐는 앞서 얼굴을 공개한 사우디 일행 15명 중 한명이 카슈끄지가 실종된 당일 총영사관으로 들어가고, 이후 영사관저 밖에 있는 이미지를 공개했다.

그는 최근 실세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의 미국 방문을 수행했다고 사바흐는 설명했다.

MEE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법의학자가 포함된 사우디 일행은 카슈끄지가 도착하기 전 '뼈 절단용 톱'을 들고 총영사관으로 들어갔다.


이날 호주 국영 ABC방송은 카슈끄지 시신을 절단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법의학자 무함마드 살라 알투바이지가 2015년 사우디 정부 지원으로 멜버른에 있는 법의학연구소에서 석달간 연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투바이지는 당시 사우디 법의학 기구의 책임자였으며 이후 사우디 내무부 고위직으로 승진했다고 ABC는 전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칼럼 등을 통해 사우디 대외 정책과 왕실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카슈끄지는 이달 2일 이혼 확인서류를 수령하러 주(駐)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후 사라졌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미국 매체는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실이 보낸 '암살조'에 의해 총영사관에서 살해되고 시신이 해체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17일에는 예니샤파크가 카슈끄지 피살 당시가 녹음된 오디오를 직접 확인했다면서, 녹음 내용을 근거로 그가 손가락이 절단되는 고문 후 목이 잘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른바 '암살조' 용의자들이 미심쩍은 정황으로 사망했다는 등 미확인 보도가 쏟아지며 의혹은 야만성과 참혹성이 날로 더하는 양상이다.

이날 터키 유력 일간지 휘리예트의 필진 압둘카디르 셀비는 카슈끄지 사건 와중에 귀국한 무함마드 알오타이비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의 신변도 위태로울지 모른다는 주장을 펼쳤다.

오타이비 총영사는 터키 경찰의 영사관저 수색을 앞두고 16일 급거 출국했다.

이튿날 일간지 예니샤파크는 직접 확인한 녹음에 고문현장에서 살인자들과 대화하는 오타이비 총영사의 육성도 담겼다고 주장했다.

칼럼니스트 셀비는 빈살만 왕세자가 모든 증거를 없애려고 할 것이므로, 오타이비 총영사가 다음 '처형'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추측했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