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미국행 중미 출신 이민 행렬에 “병력 동원·국경 차단”

2018-10-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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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 이민 집중 부각…중간선거 앞두고 ‘親트럼프’ 결집 의도

트럼프, 미국행 중미 출신 이민 행렬에 “병력 동원·국경 차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원조중단 위협에도 불구하고 가난과 폭력에 떠밀린 온두라스인들의 이민행렬(캐러밴)이 계속되는 가운데 16일(현지시간) 과테말라의 치키물라에 미국으로 향하는 온두라스 사람들이 무리지어 도착하고 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멕시코와 맞닿은 남쪽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하려는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차단하기 위해 병력을 동원하고 국경을 차단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반(反)이민 정책을 극명하게 부각하는 동시에 내달 6일 치러지는 중간선거를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친(親)트럼프' 표심을 결집해 열세 구도인 중간선거의 판세를 뒤집으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것이다. 중간선거는 집권한 지 만 2년에 가까워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잇따라 글을 올려, 미국 남쪽 국경으로 가기 위해 멕시코로 향하는 온두라스·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이민자 행렬을 언급, "멕시코가 이같은 맹공격을 중단시킬 수 없다면 미군을 소집하고 남쪽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두라스 등 중미국들이 미국행 이민 행렬을 차단하는데 거의 손을 놓고 있다고 주장하고, 미국 남쪽 국경의 관문인 멕시코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범죄 요인과 마약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포함한 남쪽 국경에 대한 맹공격은 대통령인 나에게는 무역이나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미국행 중미 출신 이민 행렬에 “병력 동원·국경 차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국경 안보가 이처럼 취약해진 것은 민주당 탓이라고 포화를 퍼부었다. 그는 "민주당은 국경 개방 정책을 폈고 (이민)법률에 약했다"며 "모든 민주당원이 약한 법률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수천 명이 대규모 캐러밴 형태로 남쪽 국경을 향해 막힘 없이 걸어서 이동하는 것과 민주당이 우리나라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며 "공화당을 위한 중간선거 이슈다"라고 공화당 표심 자극에 나섰다.

또 과테말라 정부 등에 북상하는 캐러밴을 막지 않으면 원조를 중단하거나 삭감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나 지미 모랄레스 과테말라 대통령은 "조건이 붙거나 무언가를 요구하는 도움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캐러밴은 폭력과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나 도보나 차량을 이용해 미국 남쪽 국경으로 향하는 중미 출신 이주자 행렬을 뜻한다. 멕시코나 미국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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