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 높은 주택가격 경제에도 악영향

2018-10-17 (수) 류정일 기자
작게 크게

▶ 높은 주택비용으로 직원과 기업 유치에 어려움

▶ 집값 상승이 임금 증가세 보다 높아

도를 넘어선 LA의 높은 주거비 부담이 비단 근로자만이 해결할 문제를 넘어서 직원 채용 및 유지의 책임을 가진 고용주가 짊어질 문제로까지 확대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LA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경고가 제기됐다.

USC 프라이스 센터는 LA 비즈니스 카운슬(LABC)과 공동으로 최근 발표한 ‘LA의 주택 위기: LA에서 급성장 중인 기업들에 미치는 충격’ 보고서를 통해 사상 최저 수준인 실업률 덕분에 눈부신 성장세를 이루고 있는 LA 경제의 고속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그 원인으로 주거 불안정을 꼽았다.

관광, 헬스케어, 프로페셔널 서비스 등 LA의 18개 이상의 기업에서 근무하는 8만4,000명 이상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는 높은 집값과 렌트비 때문에 고용창출 효과가 큰 업종들이 직원을 뽑고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LA에서 최근 수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3대 업종을 추렸는데 이들은 헬스케어와 소셜 서비스, 숙박과 음식 서비스, 프로페셔널·사이언스·테크니컬 서비스 등으로 조사 결과, 이들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은 집값 상승률에 턱없이 미치지 못했고 반대로 이들의 출퇴근 시간은 증가했다.

LA에서 성업 중인 관광산업에는 LA시민 52만5,000명이 종사하고 있지만 이들 중 69%는 연간 2만5,000달러 미만을 버는데 그쳤다. 가정방문 간병인도 중간 연소득이 2만2,600달러로 빈곤한 삶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연방정부가 제시한 빈곤선은 1인 가족 기준으로 연소득 5만4,250달러인데 2015년 기준으로 LA의 숙박과 음식 서비스 분야 종사자 중 93%, 헬스케어와 소셜 서비스 종사자의 67%, 프로페셔널·사이언스·테크니컬 서비스 근로자 중 48%가 각각 연간 5만달러 미만을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USC 프라이스 센터의 게리 페인터 박사는 “LA에서 집을 구하기 힘든 근로자들이 교외로 나가면서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고 있고 특히 사회초년생과 저임금 근로자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고용주의 지원이 없다면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경제는 정체될 것이고 근로자들이 타주로 떠나며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주들에 대한 조사에서도 대다수가 높은 집값 때문에 직원을 채용하고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고 답했지만 전체의 61%는 고용주 입장에서 어떤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LABC의 메리 레슬리 의장은 “근로자들은 치솟는 렌트비를 감당하거나, 주거 환경의 질을 낮추거나, 외곽으로 떠밀리는 것 중에서 선택을 강요당하며 대다수는 LA를 등지고 있다”며 “고용주 입장에서도 이런 문제는 경제 전반에 도미노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근로자의 주거 문제를 비즈니스 비용으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주변에서는 직원들의 거주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고용주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으로서 홈바이어 교육, 이주비 지원, 모기지 보조와 재정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 보다 적극적으로 사택 마련 등 주거비 보조를 기업 전략에 포함시키기도 하고, 직원을 위한 보상책으로 활용하기도 하며, 재택근무나 탄력 근무제 등을 회사 정책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류정일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