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밀레니얼 세대 알아야 산다” 한인경제계 열공

2018-10-17 (수)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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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540만명… 근로·소비 최대 계층으로 부상

▶ 소통법·추구하는 가치 배우고 문호도 개방

각종 경제단체와 한인은행을 비롯해 부동산과 소매업계 등 한인경제권이 미국 내 최대 근로 계층과 소비층으로 동시에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 알기에 매진하고 있다.

1981~1996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는 올해 22~37세로 미국 내 약 7,54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은 한인경제권을 지탱하는 ‘허리’로 성장하고 있으며 고객 입장에서도 상당한 구매력을 자랑하고 있다.

16일 한인은행권에 따르면 CBB 은행은 지난 7월 매니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양성 훈련’(Diversity Training)을 실시하며 최근 숫자가 늘어난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과의 소통법에 대해 스터디했다.


전문 교육업체에 의뢰해 받은 강연을 통해 매니저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확고한 본인만의 동기를 통해 스스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 움직이고, 아이디어를 상호 공유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를 따르며, 목적과 궁극적인 역할에 대해 납득을 해야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그저 ‘요즘 젊은 사람들’ 중 하나라고만 여겼던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공감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번거롭고 부담스러웠던 이들과의 대화나 협업이 한층 부드러워졌다”고 만족해했다.

남가주한인공인회계사협회(KACPA)도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제임스 차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7월 신입 회원의 밤 행사에 CPA 지원자까지 문호를 넓혔고, 8월에는 신입 회원과 기존 회원들의 화합과 유대를 위한 피크닉 행사로 치렀다.

차 회장은 “기성 세대들로부터 환영의 손짓을 받지 못해 주뼛거렸던 밀레니얼 세대들이 선배들의 초대에 감사해하며 30명이 넘게 회원 가입 의사를 보였다”며 “세대교체의 당위성만 강조할 게 아니라 이제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행동에 옮겨 세대간 화합과 이해를 도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KACPA는 이를 위해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회원 세미나를 내년 초 마련할 예정이다. 함께 일하는 스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젊은층을 보다 정확하게 알고 공생해 나가기 위함이라고 차 회장은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는 고객으로서 밀레니얼 세대에 관한 연구가 물밑에서 한창 진행 중으로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KREBASC)를 비롯한 대형 한인 부동산 회사들은 구체적인 데이터 찾기에 열중해 있다.

밀레니얼 세대 중 내집 소유자 비율은 34% 선으로 30년 전 35세 이하 내집 소유자 비율 40%에 못 미치는 등 주택 보유율이 이전 세대보다 낮아졌다고는 해도 떠오르는 바이어 계층으로서 관심이 높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학자금과 렌트비 부담에 결혼을 미루고 내집 마련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단 집을 사겠다고 나서는 밀레니얼 세대는 본인이 원하는 바가 명확하고 이것이 충족되면 과감하게 베팅한다”며 “향후 10~20년간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지 않고는 부동산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매업계는 이전 세대보다 대량소비를 하지 않는 특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LA타임스는 실질적인 소비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이전 세대들과는 달리 과시적인 소비성향을 버리면서 국내총생산(GDP)의 70%에 육박하는 국내 소비의 관점에서는 우려가 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평소에는 절약을 하다가도 본인이 추구하는 경험과 가치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값비싼 제품이나 서비스에 서슴치 않고 지갑을 여는 밀레니얼 세대가 지닌 일종의 모순적인 소비 행태도 이해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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