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막대한 ‘공연 적자’ 축제재단 정상화에 의구심

2018-10-11 (목)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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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대책위 구성 “환골탈태” 강조불구, 재정손실 초래 지미 리 전 회장 이사 유지

▶ “외부 감사 외면·사무국장 무책임”질타

막대한 ‘공연 적자’ 축제재단 정상화에 의구심

LA 한인축제재단이 지난 주말 유료 공연을 위해 객석 뒤에 철제 펜스를 설치하고 포스터로 무대가 보이지 않게 가려놨으나 포스터가 대부분 뜯겨나가 펜스가 무색하게 된 상황이 벌어졌다. <박상혁 기자>

사상 첫 유료공연에 대한 흥행 실패 등을 이유로 회장과 사무국 직원 전원이 사임한 LA 한인축제재단이 사태 수습과 ‘환골탈태’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십수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적자를 해결하는 등 운영 정상화가 과연 가능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조직 재정비에 나서겠다는 신임 회장단이 막대한 재정 손실의 빌미를 제공한 지미 리 전 회장의 이사직을 유지시키면서 축제재단 측이 또 다시 ‘내부 돌려막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미 리 회장의 사직서를 수용한 축제재단은 조갑제 이사장을 임시 회장, 배무한 이사를 임시 이사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재단 정상화를 내걸며 고강도의 감사를 예고한 조갑제 신임회장은 그러나 외부 전문감사 업체를 고용하지 않고 최일순 이사의 내부감사를 진행한다고 밝혀 이번 축제의 재정 손실의 정확한 상황과 원인 규명이 제대로 될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단체장은 “축제재단이 조직 재정비를 내세우지만 막대한 적자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려는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라며 “환골탈태를 하려면 외부 감사는 물론, 책임 있는 인사들이 이사에서 사퇴하고 전문적으로 축제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인물들이 이사회에 영입돼야 하지 않겠나”고 지적했다.

또 올해 LA 한인축제 준비과정에서 유료 공연을 무리해서 추진한 뒤 축제 이후 돌연 사표를 제출한 시드니 김 사무국장의 책임론도 제기됐다.

축제재단 주변에서는 특히 유명 연예인을 초청한다며 이들에 대한 개런티로 무려 30만 달러 가까이를 지불한 것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며, 드러나지 않은 내역 등이 있는지를 철처하게 파헤쳐야 할 것이라는 한인들의 요구가 나오고 있다.

또 대규모 유료 공연을 이유로 축제 전반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재단 직원 및 참가업체들의 원성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올해 축제에 참여한 한 로컬부스 업체 대표는 “축제 첫날 메인 스폰서 부스를 비롯해 곳곳에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직원들에게 문의했더니 공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해 전기를 충분하게 공급할 수 없다는 황당한 이야기가 들렸다”며 “결국 막대한 재정 손실이 발생한 유료 공연에 밀려 로컬부스 관리를 소홀하게 한 것이 아닌가”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한편 감사와 결산 이후 축제 이사회 내부에서 또 다시 분란이나 소송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공연 자체가 지미 리 전 회장과 시드니 김 사무국장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는데 결국 이사회에 서명을 강요한 만큼 재정 손실에 대해 나머지 이사들이 책임을 질지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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