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 한인축제, 15만~20만 달러 적자 ‘발칵’

2018-10-10 (수) 12:00:00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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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재단, 무리한 유료 공연 첫 시도…결국 화 불러

▶ 지미 리 회장 사퇴…사무국장 등 전 직원 사표

LA 한인축제, 15만~20만 달러 적자 ‘발칵’

9일 열린 LA 한인축제재단 긴급 이사회에서 사퇴한 지미 리 회장(왼쪽사진)과 조갑제 신임 회장이 축제 적자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상혁 기자>

LA 한인축제재단이 무리한 유료 공연 추진에 따른 후유증으로 막대한 적자가 발생하면서 결국 회장이 물러나고 직원들도 전원 사퇴하는 등 제45회 LA 한인축제가 끝나자마자 재단이 발칵 뒤집혔다.

축제재단 이사들은 지난 7일 폐막된 올해 축제가 끝난 지 이틀 만에 9일 긴급이사회를 갖고 유료 공연 부진을 비롯해 이번 LA 한인축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힌 지미 리 회장의 회장직 사직서를 수용했다.

지미 리 회장은 시드니 김 재단 사무국장과 함께 올해 축제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카슈미르와 한국의 인기 아티스트 딘 등을 초청해 이틀에 걸쳐 유료 공연을 추진했으나 특히 캬슈미르 공연이 관객 동원에 실패하면서 결국 사단이 난 것이다.


카슈미르에게 15만 달러, 딘 등 한국 아티스트들에게도 13만~15만 달러 정도의 거액의 출연료를 지급하며 유료 공연을 강행했으나, 막상 카슈미르 공연의 입장객이 200~300명 안팎에 불과했고, 딘 등의 공연 수익도 예상에 못미치면서 엄청난 적자를 본 것이다.

지미 리 회장은 이에 따른 손해가 15만 달러 정도라고 밝혔으나, 다른 이사들은 최소한 18만~2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예산이 모자라자 급히 사채까지 끌어다 썼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이에 이날 재단이사들은 비공개 긴급이사회를 갖고 지미 리 회장의 사임을 수용한 뒤 조갑제 이사장을 임시 회장, 그리고 배무한 이사를 임시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갑제 회장과 배무한 이사장은 오는 2019년 제46회 LA 한인축제까지 그대로 회장과 이사장직을 유지하게 된다.

신임 회장단은 일단 올해 축제재단 운영 및 재정에 대한 재정비 차원에서 다음주 강도 높은 감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재단은 현재 유료 공연 실패에 따른 막대한 적자 외에도 ▲축제재단이 분규 단체로 지정됨에 따라 재외동포재단으로부터 중단된 지원금 회복 ▲한국 지방자치단체와 관계 회복 ▲주류 기업 스폰서 확보 ▲축제 후 전원 사임한 사무국 직원 충원 등 현안들이 산재해 있다.

이와 함께 유료 공연과 축제 전반에 대한 적자폭이 커질 경우 지미 리 회장과 나머지 이사들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남아있고, 사표를 낸 사무국 직원과 인턴들까지도 처우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져 불씨가 남아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조갑제 신임 회장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겠나”며“차기 회장단은 사무국과 축제 정상화 등 흑자 전환을 위해 재단 재정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사임한 지미 리 회장은 유료 공연 손실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지만 이번 공연으로 외국인들에게 한인축제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강변했다.

지미 리 회장은 “손실이 발생한 부분은 안타깝지만 이번 공연에 참석한 외국인들이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을 통해 LA 한인축제를 홍보한 것에 대한 부가가치는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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