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명에서 출원까지 - (상)

2018-09-28 (금) 정진원 변호사 K&L G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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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에서 출원까지 - (상)

정진원 변호사 K&L Gates

필자는 K&L Gates 로펌의 시카고 사무소에서 한국 기업의 지재권 보호 및 분쟁에 대한 제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한국 기업이 미국 진출 시 특허 출원과 관련하여 특별히 준비해야 할 사항을 2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오늘날 기술은 다방면으로 전문화 되어 있다. 이러한 전문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새로운 발명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신규 기술에 대한 개발 비용이 적지 않다. 프로토타입 제작, 테스팅 및 상용화 모두 상당한 시간과 자금 그리고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어렵게 개발한 신규 기술이 특허로 보호되고 있지 않다면, 경쟁사에서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 신규 기술의 함유 성분 내지는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순간, 기술 개발에 투자된 노력과 비용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반면, 특허로 등록된 기술은 효과적으로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필자는 재료 개발 및 공정에 관한 자문 제공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합금과 같은 재료의 경우 화학분석으로 쉽게 그 성분 구성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권리 보호는 특허를 받아두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이러한 특허 출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최근 많이 높아졌으나 특허 출원의 절차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필자가 특허법 변호사로서 자주 받는 질문 중의 하나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는데 특허 출원을 하려면 어떠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가”이다.

특허 출원은 준비과정 자체가 결과물만큼이나 중요한 작업이다. 특허출원 준비는 첫째 연구 노트 작성, 둘째 발명 보고서 작성, 셋째 특허 명세서 작성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첫째 단계인 연구 노트 작성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일단 노트에 적은 후 서명하고 날짜를 기입한 후, 동료의 서명을 받고 서명한 날짜를 함께 기입하면 된다. 잘 정리된 연구 노트는 추후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특허 받을 권리가 없는 제3자가 특허 신청을 할 경우, 연구 노트를 통해 누가 발명의 아이디어를 낸 실제 발명자인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 노트는 적어도 매주 작성 및 검토하는 것이 좋다. 연구가 끝날 때가지 기다렸다가 연구 노트를 나중에 정리하여 작성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보다는 연구 노트를 해당 날짜에 즉시 작성하는 것이 좋다. 국문으로 작성해도 되고, 영문으로 작성해도 된다. 국문으로 작성한 경우 그 내용을 영어로 굳이 번역할 필요는 없다.

연구 노트를 꾸준히 작성하고 검토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고, 좀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연구 노트는 장기적으로 중요한 자산이 된다. 아울러 발명을 육성하는 효과도 있다고 본다. 연구 노트는 특허 준비의 첫 단추다. 특허 준비를 효율적으로 하려면 기술 개발 인력을 상대로 연구 노트에 대한 교육을 하는 일이 중요하다.

둘째 단계는 사업화를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아이디어에 대한 발명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사내 변리사 또는 외부 대리인과 발명 내용을 상의하기 위한 용도이다. 발명 보고서에는 연구 노트에 기재한 아이디어에 대한 부연 설명, 도면 및 실험 결과가 포함되어야 한다. 이는 성공한 프로토타입 뿐만 아니라 실패한 프로토타입에도 적용된다. 실패한 프로토타입은 추후에 발명이 불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발명 보고서는 특허 출원을 진행할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허 출원은 변호사 비용 및 각종 수수료가 소요되는 일인 만큼, 특허 출원 진행 전에 특허 등록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핵심은 발명의 진보성이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선행기술 문헌 검색이 필요하다.

<문의 (312)807-4291>

jinwon.jung@klgates.com

<정진원 변호사 K&L G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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