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통 ‘한국정부 훈·포장 후보자’ 공정성 논란

2018-09-19 (수) 김철수 기자
작게 크게

▶ 2018년 추천자명단 발표, 기금모금 골프대회

▶ 후원자들 ‘거래’ 비판에, 평통 “독립기구서 선정”

매년 평통 간부와 자문위원들을 대상으로 한국 정부가 선정하는 훈·포장 수상 후보 명단이 올해도 잡음을 내고 있다. 평통 사무처가 ‘2018년 유공 정부포상 후보자’ 명단을 발표하고 공개 검증 기간을 갖는다고 밝힌 가운데 LA 평통 내부에서 수상 후보 선정의 공정성과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한국 평통 사무처가 지난 12일자로 공개한 ‘2018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유공자문위원 훈·포상 후보자’ 명단에 따르면 남가주에서는 LA 평통의 경우 서영석 회장이 훈장 수여 대상자로 추천됐으며, 대통령 표창 후보자로는 임종택, 윤재옥, 양학봉, 김용식 자문위원이 이름을 올렸다.

오렌지카운티·샌디에고 평통에서는 곽도원 간사와 최정택 자문위원 등 2명이 표창 후보자로 선임됐다.


이와 관련 LA 평통 내부에서는 이번 훈·포장 후보자 선정을 두고 표창 대상 후보자들의 대다수가 평통의 연례 행사인 김덕룡 수석부의장 배 통일활동 기금모금 골프대회에 후원금을 낸 주요 기부자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들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번에 대통령 표창 후보자에 선정된 임종택, 양학봉 두 자문위원은 내주 27일 열릴 예정인 올해 평통 골프대회와 관련, 나란히 공동 대회장에 선정됐다. 또 다른 후보자인 윤재옥 자문위원은 골프대회 부대회장을 맡았다.

평통 주변에서는 이처럼 기금마련 골프대회의 공동 대회장 등 주요 직책을 맡는 인사들의 경우 최소한 5,000달러씩의 후원금을 내는 것이 관행처럼 돼있다는 게 평통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대통령 표창 후보자 4명 가운데 3명의 명단이 이처럼 골프대회 주요 후원자의 이름과 일치해 또 다시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LA 평통 자문위원은 “골프대회 공동대회장과 부대회장에 이름을 올린 자문위원들이 표창 후보에 포함된 것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크다”며 “해마다 제기되는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는 골프대회와 훈·포상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A 평통에서는 지난해 표창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도 골프대회 후원금 거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LA 평통 측은 대통령 표창 후보자 선정과 골프대회 후원은 전혀 상관이 없다며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평통 간부들을 제외하고 8명의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독립적으로 후보자를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서영석 회장은 “일단 지난해와 같은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회장단이 심사위원회 모임에 단 한 차례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일부 후보자가 골프대회 준비위원회 중책을 맡아 오해가 있을 수는 있으나 골프대회 운영위원은 기부 형식이 아닌 중책을 맡는 사람이 비용의 일정 부분을 책임지는 등 기존 관례대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올해 표창 대상자 심사위원회에 포함된 한 인사는 “복수의 후보자가 경쟁을 해야 후원금 거래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데 이번에는 대상자가 미달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며 “추천 기준이 까다로운데다 이미 받을 만한 분들은 다 수상했기 때문에 어떠한 의혹도 제기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