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벤투호, 칠레와 0-0

2018-09-12 (수)
작게 크게

▶ 시종 불꽃 튀는 공방전…캡틴 손흥민 풀타임 분전

벤투호, 칠레와 0-0

후반 22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장현수가 솟구쳐 오르며 강력한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연합>

벤투호 태극전사들이 남미의 강호 칠레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A매치 평가전에서 전후반 90분동안 격전을 펼쳤으나 양팀 모두 골맛을 보지 못하고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 7일 데뷔전에서 코스타리카에 2-0 승리했던 벤투호는 이로써 첫 A매치 2경기를 1승1무로 마쳤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원톱,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함부르크)을 좌우 날개로 배치, 지난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했던 황의조-손흥민-황희찬 트리오를 가동했다. 미들필드는 남태희(알두하일), 기성용(뉴캐슬)과 정우영(알사드)이 포진했고 포백은 왼쪽부터 홍철(수원)-김영권(광저우)-장현수(FC도쿄)-이용(전북), 골키퍼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나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이자 현 남미 챔피언인 칠레는 역시 세계 정상급 팀이었다. 코스타리카전에 이어 다시 한 번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를 하겠다던 벤투 감독의 구상이 칠레를 상대로는 잘 먹히지 않았다. 칠레는 경기 시작부터 강력한 전방 압박과 탄탄한 수비로 한국에 숨 돌릴 여유를 주지 않았고 특히 바르셀로나(스페인) 소속 스타 미드필더 아투로 비달은 공수를 완벽히 조율하며 중원을 지배했다.

양팀 모두 초반부터 타이트한 압박으로 나서 치열한 격전이 펼쳐진 경기에서 칠레는 경기 시작 4분 프리킥에서 비달의 오른발 발리슛으로 첫 포문을 열었으나 수비벽에 막혔다. 한국은 11분 손흥민의 오른쪽 크로스가 페널티박스 안쪽 황의조에 연결됐으나 볼 트래핑이 깔끔하지 못해 슈팅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칠레의 계속된 강한 압박으로 패스가 자꾸 뒤로 향하다 보니 골키퍼 김진현에 대한 부담감도 가중돼 전반 16분엔 김진현의 킥이 비달의 발에 맞고 튀며 위기지역에서 뺏길 뻔한 아찔한 상황도 일어났다. 이어 18분에는 페널티박스 오른쪽 외곽에서 앙헬로 사갈의 날카로운 왼발슛이 나왔으나 김진현이 몸을 던져 쳐내는 좋은 세이브로 실점을 막았다.

이어 21분엔 김진현의 골킥 미스로 다시 위기를 맞는 듯 했으나 이 위기를 면하는 과정이 바로 한국의 역습으로 연결됐고 손흥민과 황희찬을 거쳐 황의조에게 패스가 연결됐으나 황의조가 사각에서 때린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다.

한국은 31분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왼쪽으로 내준 패스를 손흥민이 골문 앞 황의조에게 연결하려다 수비에 막힌 장면이 아쉬웠다. 손흥민이 그 장면에서 패스 대신 바로 슈팅을 때렸더라면 훨씬 득점 가능성이 높았을 것으로 보였다.

후반에도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칠레는 계속해서 전방위 압박을 이어갔고 특히 비달은 후반 11분과 17분 비록 골문을 벗어났지만 잇달아 위협적인 슈팅을 때려 한국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황의조 대신 지동원, 남태희 대신 이재성을 투입하며 찬스를 노리던 한국은 후반 20분과 21분 기성용과 이재성의 잇단 위협적 슈팅에 이어 22분 오른쪽 코너킥을 장현수가 날카로운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오른쪽 골대 밖으로 살짝 벗어난 것이 이날 가장 골에 가까웠던 장면이었다.

결국 그대로 0-0으로 끝나는 듯 했던 경기는 후반 종료직전 가슴 철렁한 장면이 나왔다. 장현수가 뒤에 칠레 선수가 있는 줄 모르고 골키퍼에 백패스를 했고 패스도 너무 약해 디에고 발데스에게 골키퍼 김진현과 1대1로 마주하는 완벽한 골 찬스를 헌납한 것이다. 다행히 발데스는 김진현을 제치는 과정에서 몸의 균형이 흔들리는 바람에 이어진 슈팅을 허공으로 날려버렸고 직후 종료 휘슬이 울렸다. 장현수는 물론 벤투호와 한국팬들에겐 간담이 서늘했던 순간이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